“작은 키 때문에 해고”…영국 버스 운전기사 복직 청원 빗발_호텔 카지노 정의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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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가디언의 현지 시간 1월 9일 기사
"키 작으면 운전 못 하나요?" 국내 운전 면허 자격 조건 살펴보니…

알고 보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를 위한 준비 과정의 하나일까요? 어린아이들을 위한 직업 체험 시설에는 '운전'과 관련된 직업 체험이 있습니다. 자동차경주나 운전면허시험장 같은 것들인데요. 유독 이 체험에만 붙는 조건들이 있습니다. 시설에 따라 다르지만, 키가 120이나 125cm 이상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왜 그런지 물으니, 브레이크 페달에 발이 닿지 않아서 라더군요.

국내 어린이 직업체험 시설 내 키 제한 조건을 둔 ‘운전’ 관련 체험들실제 어른들의 경우는 어떨까요? 운전하는 데 필요한 최소 신장이 어느 정도라거나 버스 운전기사로서 적정한 키라는 게 존재할까? 운전면허 자격 조건을 살펴봤습니다.


키와 관련된 항목은 보이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차량을 운전하는 데 있어 키 제한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이상하게도 작은 키를 사유로 버스 운전 기사직에서 해고하는 일이 벌어져, 복직 청원이 빗발치고 있습니다.(대문 사진 참고)


■ 키 152cm 英 첫 여성 버스 운전기사, 34년 만에 "키 작아서" 해고…복직 청원 쇄도

해고된 인물은 그레이터맨체스터 최초의 여성 버스 운전사인 트레이시 숄스(Tracey Scholes)로, 지 난 1987년 버스 운전을 시작해 34년간 근무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자신의 노선에 도입될 새 버스 모델을 운전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직장을 잃게 됐습니다. 이제 와서, 152cm(5피트)의 그녀의 키가 '너무 작다'는 이유였습니다.

새 버스에서, 버스기사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벽 기둥과 사이드 미러의 위치 등이 바뀌면서, 사이드 미러를 보려면 상체를 뒤로 젖혀야 해서 페달에서 발을 뗄 수밖에 없었습니다. 숄스는 자전거나 보행자가 차량 가까이 오면 보이지 않고 시야가 가려져 안전하지 않다고 회사 측에 전달했습니다.

그 뒤 숄스는 정직 처분을 받았고, 12주 뒤인 2월 초로 예고된 해고 통지가 이어졌습니다.

노동조합이 개입하면서 회사는 숄스가 운전 가능한 다른 버스 노선을 타협안으로 제시했지만, 근무 시간과 급여가 줄어들었습니다.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세 자녀를 키우며 대출이 있는 상황에서 숄스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었습니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면서 숄스의 동료를 비롯해 배우 맥신 피크, 줄리 헤스몬드할, 제임스 퀸 등 1만 3천여 명이 '숄스가 원하는 직무'로 복귀시켜줄 것을 청원하는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노조 측은 "맨체스터 현지 경영진의 비타협적인 태도로 회사가 국제적 명성에 엄청난 손상을 입을 상황"이라며 숄스가 동일한 근무 시간과 급여 수준으로 복귀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측 대변인은 "새 버스 모델의 거울 디자인은 얼마 전 노조와 협의한 끝에 합의했고, 트레이시와 키가 비슷한 다른 모든 운전자는 안전하게 볼 수 있다"며 숄스에게 여러 제안을 했지만 숄스가 모두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측은 또한 여성 버스 운전사 유치에 특히 중점을 두고 모든 수준에서 여성 대표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전체 그룹 차원에서도 11%인 여성 버스 기사 비율을 2025년까지 20%로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회사의 이런 반응 역시 첫 여성 버스 기사로서 34년간 성실하게 근무해온 숄스의 존재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겠죠.

숄스는 지금도 여전히 업계 대다수가 남성이지만 자신이 일을 시작했을 무렵엔 회사에 여성용 화장실조차 없었다고 열악했던 근무 여건을 되짚었습니다. 숄스는 "임신한 몸으로 높은 대시보드에 올라가 번호판을 바꿔야 하고 각종 성희롱에 시달리는 등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힘든 환경이었지만 정면으로 직접 부딪쳐 해결해나갔고, 그렇게 해서 다른 여성들이 운전하는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여자들'의 저자 캐롤라인 크리아도 페레스도 "이 새 버스 모델은 기본적으로 남성을 위해 설계되었다"고 지적했는데요, 숄스가 161.6cm인 영국 여성의 평균 키보다 작다고는 해도 5 백분위 수(100명 중 5번째로 작은 수)보다는 여전히 큰데, 이 5 백분위 수는 EU의 5대 자동차 충돌 규정 중 하나에서 의무화한 여성 충돌 테스트 기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애초에 이 새 버스 모델을 여성 기사가 있는데도 도입한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인포그래픽: 김현수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