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해남 옥매 광산서 전쟁 자원·인력 수탈”_환불 시청으로 적립_krvip

“일제, 해남 옥매 광산서 전쟁 자원·인력 수탈”_베타노가 되다_krvip

일제 강점기 전남 해남군 옥매산 광산에서 일본이 자행한 자원·인력 수탈의 실태를 보여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는 일본이 옥매광산에서 알루미늄 원료인 명반석(明礬石)을 대량 수탈하고 그 일대에 사는 조선인을 광산 개발에 강제동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식민지배 당시, 특히 전쟁 상황에서 일제가 한반도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드러내는 대표적 사례라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아사다(淺田) 화학공업주식회사는 1924년께 옥매산에서 본격적으로 광산 개발을 시작, 명반석과 고령토, 납석 등 광물자원을 채굴했다. 이 업체는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4년 일본 정부에 의해 군수회사로 지정됐다. 백반석(白礬石)으로도 불리는 명반석은 요즘은 고급 내화재로 주로 쓰이지만, 태평양전쟁 당시 군수품과 특수기계 제작에 이용된 알루미늄 원료로 쓰여 전쟁을 수행하던 일본이 크게 주목한 자원이다. 통상 알루미늄은 보크사이트를 원료로 만들어지지만 일본과 한반도에서는 보크사이트가 생산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본은 양질의 명반석이 대량 매장된 옥매광산을 발견하고 '국가적으로 기쁜 일'이라며 자축할 정도였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옥매광산의 명반석 생산량은 한반도 내 다른 광산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생산량 기록이 1936년까지만 존재하지만,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고 이후 전쟁이 확대돼 알루미늄 수요가 급증했음을 고려하면 옥매광산의 명반석 생산량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위원회는 추산했다. 위원회 우영송 조사관은 "옥매광산은 일본의 필요로 개발됐고 생산된 광물은 모두 일본으로 반출됐다"며 "수탈 흔적은 지금도 광산 곳곳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광산에 동원된 조선인 노무자 규모는 수백명 선으로 추정된다. 위원회는 이 가운데 1942~1945년 동원된 것으로 파악된 94명을 피해자로 공식 확인했다. 우 조사관은 "옥매광산 노무자들은 인근 주민이어서 자신들의 노동력이 착취됐다고 생각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들의 노동이 일본의 침략전쟁에 필요한 공출품 생산에 이용됐으므로 엄연한 피해자"라고 말했다. 옥매광산 노무자들은 태평양전쟁 막바지인 1945년 제주도로 동원돼 해안기지나 진지동굴 구축에 투입되기도 했다. 특히 해방 직후 제주에서 귀환하던 선박에서 불이 나 100여명이 몰살된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위원회는 향후 과제로 ▲옥매광산 강제동원과 관련한 일본 측 자료 공개 ▲아사다화공의 전범기업 지정 ▲사망자 추도시설 건립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국외로 강제동원된 피해자만 지원하는 현행법을 개정, 옥매광산을 비롯한 국내 작업장으로 동원된 피해자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