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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아동 성범죄자 김근식이 출소를 하루 앞두고 추가 성범죄 혐의로 다시 구속된 가운데, 사회로 복귀하는 아동 성범죄자에게 성 충동 약물 치료(일명 화학적 거세)를 집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재범률 높은 김근식, '화학적 거세' 안 되나요?"

"정신과 전문의가 봐도 재범 확률이 높다던데, 화학적 거세가 포함된 약물 치료 꼭 했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들어가면 다시는 안 나왔으면 좋겠네요. 아예 화학적 거세, 무기징역을 내려야 할 거 같아요."
- 아동 성범죄자 김근식 재구속 관련 인터넷 맘 카페 글 재구성

2006년 수도권에서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김근식. 출소를 하루 앞둔 지난 16일, 미성년자 강제추행 등 또 다른 성범죄 혐의가 드러나 다시 안양교도소에 구속됐습니다.

당초 그가 출소 후 경기 의정부시에 위치한 법무부 산하 갱생 시설에 머물게 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민(官民) 합동으로 반대 집회가 열리고 도로가 폐쇄되는 등 해당 지역 사회가 들끓기도 했는데요.

이번 재구속 결정으로 당장은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김근식처럼 재범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아동 성범죄자의 추가 범행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성 충동 약물 치료', 이른바 '화학적 거세(去勢)'가 대표적으로 거론됩니다.

2006년 7월부터 9월까지 인천 계양구 등지에서 19세 미만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이듬해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김근식은 출소일인 지난 17일부터 전자 발찌를 착용, 의정부 소재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에 머물 예정이었으나 하루 전 추가 범죄 혐의로 재구속됐다. (사진 출처=KBS 뉴스 영상 갈무리)
■ "누구에게, 얼마나, 어떻게"'화학적 거세'란 무엇인가

올해 54세인 김근식은 2006년 7월부터 9월까지 인천 계양구 등지에서 19세 미만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이듬해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작년 10월 신상 정보 공개 명령 5년을 선고받았고, 출소일인 지난 17일부터 전자 발찌를 착용하고 의정부 소재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에 머물 예정이었는데요.

관할 당국에서는 '김근식 외출 시 보호관찰관 밀착 동행' '시설 외부에 감시 초소 및 폐쇄회로(CC)TV 설치' 등 나름의 재범 방지책을 내놓았지만, '더 확실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게 대다수 국민 여론이었습니다. '사회로부터의 영구 격리'가 어렵다면, 아예 '약물 주입 등으로 불순한 성욕을 제거해야 한다'는 '화학적 거세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입니다.

법무부 측 설명에 따르면, 화학적 거세, 즉 성 충동 약물 치료란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증 환자로서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19세 이상의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재판 단계에서 검사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단 또는 감정' 결과를 토대로 성범죄자의 '약물 치료 명령'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은 최대 15년까지 기간을 정해 치료 명령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경기 의정부 시민들이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청 앞 광장에서 아동 성범죄자 김근식의 의정부 소재 갱생 시설 입소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약물 치료 명령을 선고받은 성범죄자는 지정된 기간 동안 보호관찰관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약물 치료와 함께 호르몬 수치 검사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고, 인지 행동 등 심리 치료 프로그램도 이수해야 합니다. 치료 방식은 통상 한 달에 한 번, 또는 석 달에 한 번 정도 성욕(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을 주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 성범죄자의 출소 2~3개월 전부터 치료가 시작되며, 국립법무병원 등 지정된 병원에서 실시됩니다. 치료 비용은 1인당 연간 약 500만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화학적 거세 제도는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서 처음 도입됐습니다. 현재 한미(韓美)를 포함한 독일·프랑스·노르웨이 등 약 12개국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부터 관련 입법이 논의되다 2010년 7월 23일 '성폭력 범죄자의 성 충동 약물 치료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이듬해 7월 24일부터 시행돼 오고 있습니다. 2014년 전남 나주에서 8살 초등생을 성폭행한 고종석에게 대법원이 무기징역과 함께 성 충동 약물 치료 5년을 선고한 것이 첫 번째 사례로 전해집니다. 해당 제도 시행 이후 현재(10월 7일 기준)까지 총 68건(집행 중 25건, 종료 43건)이 집행됐는데요. 법무연수원이 발간한 '2021 범죄백서'에 따르면, 역대 집행 대상자 49명 가운데 치료 기간 동안 재범한 경우는 없습니다.

■ 여론은 왜 '화학적 거세'를 외치나…낮은 형량에 철저한 '재범 억제책' 요구하는 사회

성범죄자, 특히 '아동 성범죄자에 대해 화학적 거세를 집행해야 한다'는 여론은 재작년 12월 조두순 출소 때도 형성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조두순과 김근식 모두 관련 법 시행(2011년) 이전인 2009년과 2007년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강제 집행 대상이 아니며, 본인 동의가 있을 때만 약물 치료를 실시할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해당 법 소급 적용을 위한 법률 개정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 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관련 법이 "재판 단계에서만 청구가 가능하므로, 출소를 앞둔 성범죄자의 위험성에 대해서까지는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는 맹점이 있다"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출소 이후라도 성 충동 약물 치료를 통한 화학적 거세를 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윤상현 의원실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곧 국정감사가 끝나면 해당 사안을 검토해 국회 법제실에 입법 의뢰를 할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해당 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이미 형기를 다 채운 출소자에게도, 후속 입법 등을 통해 화학적 거세 같은 추가적인 재범 억제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다. ‘과거 해당 범죄자들에게 내려진 형량이 오늘날 법 감정으로 보자면 상당히 낮은 수준’인데다, ‘보호 관찰이나 전자 감독 등 현행 관리 제도만으로는 재범을 온전히 막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와 불안 때문이다. (사진 출처=KBS 뉴스 영상 갈무리)
이처럼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이미 형기를 다 채운 출소자에게도, 후속 입법 등을 통해 화학적 거세 같은 추가적인 재범 억제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과거 해당 범죄자들에게 내려진 형량이 오늘날 법 감정으로 보자면 상당히 낮은 수준'인데다, '보호 관찰이나 전자 감독 등 현행 관리 제도만으로는 재범을 온전히 막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민들의 우려와 불안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벌과 통제의 연장선'에서 '화학적 거세'라는 엄격한 처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조두순은 징역 12년, 김근식은 징역 15년을 복역했지만 '범죄의 잔혹성에 비하면 형량이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특히 무연고 상태로 아직 50대에 불과한 김근식의 경우, '사회로 돌아올 경우 재범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고 있음에도 '화학적 거세의 법망까지 피해갈 수 있는 게' 오늘날 현행법의 실정입니다. '10여 년 전 확정 판결 때 형벌을 다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아동 성범죄자들이 지금 자유의 몸이 되어 우리 사회를 활보하게 놔둘 수는 없지 않겠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서혜진 변호사 /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범행 수준 등을 봤을 때, 사실 김근식 같은 부류는 교도소에서 교화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범죄자 유형이거든요. 그런데 근본적으로 이런 성범죄자들에 대한 형량이 너무 낮게 선고되는 문제가 있어요. 이 문제가 먼저 해소돼야 하고요.

이들의 출소 이후 재범을 예방할 수 있는 '기술적 시스템'은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이 만들 수 있어요. 관건은 관할 당국이나 우리 사회가 이번 일을 계기로 현재의 형사 정책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느냐죠. 재범 방지 대책도 인권 문제 때문에 과감히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제는 범죄자의 인권보다는 피해자의 인권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지역 주민들의 인권이 더 강조되는 방식의 정책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든 형벌에는 시효가 있듯, 최대 15년까지인 화학적 거세가 성범죄자들의 출소 이후 재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유일한 대책’이 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특정 억제책을 내세워 당장 안도하기보다는,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모색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전문가 "화학적 거세 효과 있지만…특정 억제책 내세우기보다 '다양하고 근본적인 대책' 모색해야"

국내외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화학적 거세의 성범죄 억제 효과는 어느 정도 입증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성 충동 약물 치료 분야를 연구해온 정신과 전문의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치료 대상 성범죄자 11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치료받는 3년 동안 재범을 저지른 경우는 없었다. 외국 연구에서도 '약물 치료'가 '심리 치료'보다 성범죄 억제 면에서 1.5~2배 정도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치료 대상자 8명에게 2년 정도 화학적 주사제를 처방한 결과, 소수의 부작용이 있었지만 '성적 관심·활동, 성 환상 척도, 성 도착 증상' 등이 의미 있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나 모든 형벌에는 시효가 있듯, 최대 15년까지인 화학적 거세가 성범죄자들의 출소 이후 재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유일한 대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특정 억제책을 내세워 당장 안도하기보다는,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모색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손정혜 변호사는 지난 17일 KBS 뉴스라인 인터뷰에서 "화학적 거세의 실효성을 입증한 연구 결과가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범 위험성이 높은 범죄자들은 전방위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인권 침해 소지를 줄이면서도, 적용 요건을 완화해 대상 범위를 넓혀 치료하는 강력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법무부 보호관찰관 출신 김병배 경기대 범죄교정학과 교수는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화학적 거세가 성범죄 억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다만 재범을 100% 막는다는 보장은 없다"며 "지금도 화학적 거세 하나만 가지고 성범죄자들을 컨트롤하는 게 아닌 만큼, 보호 수용이나 치료 감호 같은 보다 철저한 '물리적 격리' 등의 대안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은의 이은의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가 들여다봐야 하는 건 김근식이라는 범죄자 개인이 아니라, 아동 성범죄자들의 출소 이후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충분히 고민하지도 않았던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라며 "다시 시작된 고민이 '쉽게 안도하는 대안'으로 나아가지 않기를 바란다. 이 같은 불편함을 오래, 많이 겪어야 본질적이고 제대로 된 대안을 마련하고 실천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취재 지원: 최민주 리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