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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본회의 모든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결정으로 오늘(29일) 본회의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어린이 안전 관련법 통과를 요구해오던 피해 어린이 부모들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정치인들에게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스쿨존에 과속단속카메라와 신호등 설치를 의무화한 '민식이법' 등은 오늘 본회의에 표결 처리될 예정이었지만 처리 여부가 불투명해졌습니다. 두 달여전 충남 아산의 스쿨존에서 사망한 김민식 군의 어머니 박초희 씨는 오늘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왜 우리 민식이가 그들의 협상카드가 되어야 되는지, 이렇게 양쪽에서 이용만 당하다가 버려지는 것은 아닌지 왜 떠나간 우리 아이들이 협상카드로 쓰여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신들에게 무릎까지 꿇은 우리…사과해달라" 박 씨는 "당신들(정치인들)이 먼저 어린이 안전 관련 법안에 대해 논의하고 수정하고 보완해나갔다면 우리 아이들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 것"이고, "우리 가족들이 이렇게 길거리에 나와 무릎 꿇으며 당신들한테 빌 일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 이용하지 말아라. 당신들 그렇게 하라고 우리 아이들 이름 대준 거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씨는 또 "우리가 하지 못한 일들을 국회의원들이 하라고 주어진 그 자리"라면서 "당신들에게 무릎까지 꿇은 우리다. 사과해달라"라고 했습니다. "굽실거리더니, 지금은 왜 국민이 무릎 꿇어야 하나" 지난 2016년 4월 어린이집 안전사고로 사망한 이해인 양의 아버지 이윤철 씨는 "아이들을 이용해서 이렇게 까지 하는지 꼭 이유를 듣고 싶고,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사용하라고 뒤에 법자 붙여서 아이들 법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울먹였습니다. 이 씨는 "지금 여기 있는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 살려달라고 그렇게 말하는 것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제발 아이들 조금이라도 안전할 수 있게 만들어달라는 건데 그렇게 힘든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이 씨는 이어 "도대체 뭐 하시는거예요? 선거 때 되면 표 받기 위해 국민들 앞에서 굽실 거리고 지금은 국민들이 무릎 꿇어야 하고 도저히 이 상황이 이해 안된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분명히 말씀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나경원 "선거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앞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선거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법안에 앞서 민식이법 등은 먼저 상정해 통과시키자"고 제안했습니다. 또 "문희상 국회의장이 선거법을 직권상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 주면, 안건 순서를 바꿔 본회의를 진행하는 데 동의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유치원3법, 민식이법을 볼모로 삼은 결정이 아니냐, 정작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에 함께 참여한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 장하나 씨는 나 원내대표를 향해 "국회가 평범한 엄마 아빠들과 또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의 생명을 얼마나 경시하는지 알 수 있다"면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금 즉시 철회를 하지 않으면, 이미 떠나보낸 아이들에 대한 정말 심각한 모독이 아닌가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은 '민식이' 부모님 등의 기자회견을 전후해 나 원내대표의 발언과는 배치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출입기자들에게 보냈습니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안건 중에 민식이 법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민식이법은 필리버스터 신청 이후 법사위에서 통과돼, 국회의장에게 이제 막 법사위를 통과한 민식이법부터 우선 처리하고 한국당이 요청한 필리버스터가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한국당은 "국회의장과 민주당이 민식이법 처리를 막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오늘 '국회 파괴 한국당 규탄대회'에서 "한국당이 당리당략을 앞세워 민생 폐기를 서슴지 않고 있다"며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더이상 국민이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단호하면서도 슬기롭게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식이법'을 발의한 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민식이법을 선거법 때문에 통과 안시키겠다는 건 이해 안된다"면서 "왜 국회가 멈춰야 하는지 이해 못하고 (한국당에) 사정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언제 국회 본회의를 열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민식이 부모님을 비롯한 안전사고 피해 어린이 부모들은 기약없는 '절망의 시간'을 또 보내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