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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주말 부산 도심을 일대 공포에 몰아넣었던 20대 권총 탈취범 홍모 씨입니다.

토요일 아침 부산의 한 사격장을 찾은 홍 씨는 당시 혼자 있던 여주인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권총과 실탄을 들고 그대로 달아났다 경찰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 끝에 사건 발생 4시간 만에 붙잡혔습니다.

당시 권총엔 실탄 8발이 장전된 상태였습니다.

홍 씨는 총기 탈취가 우체국을 털기 위해서라고 진술했습니다.

우체국 같은 소규모 금융기관은 청원 경찰이 없다는 점을 노려 2차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박선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실탄 사격장에서 권총과 실탄 19발을 훔쳐 달아났다 붙잡힌 29살 홍 모 씨는 경찰 압송 과정에서 자살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실과 달랐습니다.

홍 씨는 은행에 비해 경비가 허술한 우체국을 털기 위해 총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이흥우(부산진경찰서장) : "우체국에 청원경찰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이 곳을 털어야 되겠다' 생각해서 우선 범행 도구를 장만하기 위한 것이 총기 탈취입니다."

자신이 운영하던 미용실의 영업이 부진해 3천만 원을 빚을 지고 그만둔 뒤 음식점 개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홍 씨는 실내 사격연습장 뿐 아니라 은행 강도 수법과 형량까지 인터넷으로 검색해 범행을 준비해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지난 1일에도 흉기를 준비해 같은 사격장을 찾았지만, 남자 직원 2명이 있어 포기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홍 씨는 범행 직후 3시간 동안 권총과 실탄을 지닌 채 부산시내를 걸어다녔다고 진술했습니다.

자칫 2차 범행으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발빠른 수사로 자신의 얼굴이 공개되자 서둘러 달아나다 덜미가 잡혔습니다.

경찰은 강도 살인 미수 등의 혐의로 홍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청은 사격장의 총기 안전 고리에 잠금 장치를 반드시 부착하고, 2명 이상 근무하는 상태에서만 사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선자입니다.

<앵커 멘트>

이처럼 경찰이 긴급 대책에 나선 건, 실내 사격장 총기 사고를 번번이 겪으면서도 도무지 나아진 게 없다는 지적 때문입니다.

2006년 서울 양천구의 실내 사격장에서는 권총 1정과 실탄 20발을 훔친 20대가 이틀 뒤 은행을 털었고, 부산에서는 실내사격장 직원이 38구경 권총과 실탄을 지닌 채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려다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사격장 안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게 문젭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보듯이 총을 묶어 놓는 안전 고리는 너무나 손쉽게 풀렸고, 관리자는 여주인 단 한 명, 홍 씨가 권총을 떼내 사격장을 벗어나는데는 1~2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신분 확인도 허술했습니다.

홍 씨는 당초 방문 일지에 자신의 본명을 적었다 아차 했는지 볼펜으로 덧칠하고 가명을 기재했습니다.

경찰이 적외선 장비를 동원해 덧칠 아래 본명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추가 범행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실제로 최근 5년 동안 사격장 안전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례는 과태료 10만 원 부과 딱 한 건 뿐 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보완된 사격장 안전 관리 규정이 또다시 말 뿐인 대책에 그친다면 이같은 아찔한 총기 사고는 언제든 재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