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동 중국 동포촌 _필드 침공 베팅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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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가리봉동에 중국동포촌 들어보셨습니까? 몇 년 전부터 취업을 위해서 국내에 들어온 중국 동포들이 늘면서 가리봉지역이 중국 동포들의 새로운 집단거주지로 자리잡고 있다고 합니다. 한 데 모여살면서 향수를 달래는 가리봉동 중국 동포촌의 낮과 밤을 최세경 프로듀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구로구 가리봉 1동의 먹자골목, 평범한 듯 보이는 거리에 중국집, 중국노래방, 중국식품점 등 중국어로 쓰인 간판들이 즐비합니다. 이곳에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중국 동포들의 거리, 일명 가리봉동 중국동포촌입니다. 동포들이 즐겨찾는 가리봉동의 한 식료품점. 중국에서 먹던 것이라면 술에서 음식재료까지 없는 것이 없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전용 국제전화카드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병두(세탁소 운영): 설날, 추석 그런데 한 2, 3일 전부터 몰리기 시작하면 본부야 본부, 차이나타운이야, 여기가. 내가 보기에는 80%가 다 중국사람이에요. 여자, 남자 이동네에 .. ⊙기자: 거리는 한산한 모습이지만 일자리가 없는 동포들이 상점을 기웃거립니다. 옷가게에서 만난 박 모 씨도 얼마전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기자: 일을 안 한지 얼마나 됐나? ⊙중국동포: 며칠 안 됐다. 이만큼 얘기했으면 됐지, 왜 자꾸 물어봐요. ⊙기자: 끝내 자리를 피하는 박 씨, 큰 돈을 벌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한국에 온 지도 벌써 3년 전 이제 언제 쯤 가족이 있는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중국동포들이 많이 산다는 가리봉동의 속칭 쪽방. 현재 이곳 쪽방을 중심으로 가리봉동 일대에만 대략 3만명의 중국 동포가 살고 있습니다. 한국 생활 1년 6개월 째인 최 씨도 6개월 전 가리봉동으로 옮겨왔습니다. ⊙중국동포: 이 동네가 방세가 제일 싸잖아요. 방세 지금 한 달에 10만원이고 보증금도 없으니까요. ⊙기자: 가진 살림살이라고 해 봐야 가스버너에 냄비 몇 개, 최소한의 생활만 가능한 초라한 형편입니다. ⊙중국 동포: 8·9·10월 달까지 일 못했어요. 11부터 일을 잠시 하는데 석 달 동안 7월달 봉급 다 까먹고 또 친구한테 돈 빌려 가지고… ⊙기자: 밤이 되자 일을 마치고 돌아 온 중국 동포들로 가리봉동의 거리가 다시 활기를 띱니다. 중국 동포여성들이 종업원으로 일한다는 노래방을 찾았습니다 ⊙기자: 어디서 왔어요? ⊙중국 동포: 헤이룽장. ⊙기자: 아, 헤이룽장? 어디서 왔어요? ⊙중국 동포: 목단강이요. ⊙기자: 이곳이 그들의 첫 직장은 아닙니다. 얼마 전까지 일하던 식당에서 제대로 돈을 주지 않아 이곳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중국 동포: 한 달 일하면 열흘이나 일주일씩 돈을 까고 안 줘요. (중국에서) 금방 오면 아무 돈도 없는데 방도 잡고, 뭐 해야 되는데 그렇게 하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요. ⊙기자: 능숙하게 중국가요를 불러 보이는 동포 여성, 노래소리에서 한국살이의 고단함이 묻어납니다. ⊙기자: 하루에 얼마 줘요? ⊙중국 동포: 얼마 주는 게 아니고 그냥 한시간에 만원씩 계산해요. 하루에 손님이 많으면 많이 벌고 없는 날에는 얼마 못 벌고… ⊙중국 동포: (하루에) 3∼4만 원. ⊙중국 동포: 어떤 때는 2만 원. ⊙기자: 한편 가리봉동은 중국 동포의 휴식처입니다. 이곳에 자리잡은 몇 군데 중국 식당들이 중국 동포들에게는 사랑방과 같은 곳입니다. 같은 동포친구들과 어울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랩니다. ⊙인터뷰: 이 집에 온 이유가 뭐냐면 주인이 손님한테 진짜 말하자면 친동생처럼 맞이해줘요. 챙겨주고... ⊙기자: 한국에 온 지 3년 만에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식당을 차린 허남윤 씨, 식당의 종업원은 모두 중국 동포들로 채용했습니다. 중국 한의사 면허를 가진 덕택에 중국 동포들에게 좋은 의사 역할도 해 줍니다. ⊙허남윤(중국요리집 사장): 한 군데 모여사니까 좋은 점이 많잖아요. 서로 정보교류하고 매일매일 발생하는 일 거의 다 알고 있고 그러니까... ⊙기자: 중국 동포들의 코리안 드림은 무너지고 있지만 가리봉동은 다시 희망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최세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