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난방을 끊었겠습니까”…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들 ‘전면 파업’ 선언_평화 빙고_krvip

“오죽하면 난방을 끊었겠습니까”…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들 ‘전면 파업’ 선언_인쇄할 수 있는 빙고 게임_krvip

서울대학교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이 임금 현실화 등을 주장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는 오늘 낮 11시 반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설관리직에 대한 학교 측의 임금 차별을 규탄한다"며 "즉각 개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대에서 23년 동안 청소 노동자로 일했다는 최분조 노조부위원장은 "정부가 시설관리 용역을 정규직화한다는 소리에 가슴이 벅차게 좋았다"면서 "서울대에서도 이에 따라 전환을 했지만, 그간 임금과 관련한 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최 부위원장은 "기계와 전기 분야 노동자들의 경우 용역 입찰을 할 때는 시중 노임의 100%, 상여금의 250%를 준다고 말해놓고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기계 전기 분야 노동자 148명 중에 30년을 일하고도 임금 300만 원도 못 받는 사람이 많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중앙도서관까지 난방을 끄게 돼 너무나 미안하고 죄송해서 눈물이 난다"며 "울고불고해도 꿈적도 하지 않는 학교에 학생들이 민원을 좀 넣어 달라고 매달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파업으로 인해 중앙도서관 등에 난방과 온수 공급이 이틀째 중단되면서 학내에서도 여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중앙도서관에서 만난 서울대 재학생 25살 신 모 씨는 "국가고시가 얼마 남지 않아 공부를 하러 왔는데 도서관이 너무 추워서 다른 건물로 이동하려고 한다"면서 "우리가 결정권도 없는데 학생들을 볼모로 파업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재학생 21살 유 모 씨는 "학교 경비아저씨와 전에 이야기해본 적이 있어 노동자분들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며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방학 때 파업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 춥긴 해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어제(7일) 낮 12시 반부터 서울대 기계ㆍ전기 노동자들은 행정관과 도서관, 공학 대학 건물 등 3개 건물 기계실을 점거하고 교내 난방 장치를 끈 채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전체 노조원 148명 중 120여 명이 참여한 이번 파업으로 중앙도서관과 행정관 건물 등에는 당일 낮부터 난방과 온수 공급이 끊겼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오세정 신임 서울대 총장이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협상이 되지 않으면 다른 캠퍼스로도 파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서울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