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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은 국내 소비시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코로나가 1년 넘게 장기화되며 국내외에서 경제적 여파에 대한 여러 조사 자료도 나오고 있는데요. 부산시가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부산지역 소비시장의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그 근거는 바로 '빅데이터'입니다. 부산 시민들이 사용한 신용카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는데요. 방대한 양의 분석 내용 중에서 눈에 띄는 2가지를 살펴봅니다. 먼저 재난지원금이 소비시장에 과연 얼마나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 "5월에 손님 엄청 늘었다아이가~ 시장 분위기가 확~ 달랐었지."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소비 경기가 얼어붙기 시작한 지난해 5월, 정부는 1차 긴급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가구원 수에 따라 차등화해서 지급했지요. 그 재난지원금, 과연 지역의 소비시장에 어느 정도의 효과를 발휘했을까요. 부산시 통계 빅데이터팀이 카드 정보 384만 건을 바탕으로 부산 7개 주요 전통시장에서 사용된 카드금액과 건수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코로나19 유행이 시작한 2월부터 9월까지의 카드사용 금액이 큰 폭으로 줄어든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 소비 금액으로 따지면 32% 감소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5월을 한 번 보실까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오히려 늘었는데요. 16% 증가했습니다. 당연히 이유는 1차 긴급 재난지원금 덕분입니다. 7개 시장 중에서 가장 변화의 폭이 큰 구포시장은 5월의 카드이용 '금액'과 '건수' 모두 2월보다 70%나 증가했습니다.

부산 최대의 전통시장인 부전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지난해 5월, 재난지원금 효과를 봤냐고 물었는데요. "아이고, 말도 마이소~. 그땐 진짜 손님 많았데이~ 지원금 쓸라고 그랬는지 엄청 왔다꼬" . 상인들은 5월 이후, 그러니까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부터는 다시 시장이 침체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부산'이라는 특정 지역 내에서 '정해진 기간'에 '지역상권'에서 소비하도록 한 재난지원금의 특성이 의미 있는 경기부양 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전용복 경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긴급 재난지원금이 전반적으로 소득을 보전해 주는 효과가 있었고, 그것이 향후 코로나 이후에라도 경제 회복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 코로나 무풍지대 '백화점 명품 시장' 센텀시티 '나홀로 성장'
빅데이터를 통해 본 두 번째 특이한 현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코로나19는 관광시장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지요. 관광 성수기인 지난해 6월, 서면과 해운대, 센텀시티 등 부산 28개 관광지의 관광객 수가 전년도 같은 시기 550만여 명이던 것에서 380만여 명으로 30% 급락했습니다. 카드이용 건수도 17% 감소했는데요.

그런데 잠깐, 여기서 눈에 확 들어오는 사실 하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관광지에서 카드이용 금액이 줄어든 반면, '센텀시티'만 유일하게 금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겁니다. 무려 28%나 증가했는데요. 심지어 카드이용 '건수'는 줄었는데, '금액'은 커졌습니다. 다시 말해, 카드 이용자는 줄었지만, 한 명의 이용자가 평균적으로 사용한 금액이 더 많아졌다는 뜻이지요. 왜 그럴까요? 바로 백화점에서의 고가 소비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센텀시티에는 부산의 대표 백화점 2곳,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지, 신세계 센텀시티 매출 자료를 받아봤습니다. 지난해 해외명품 매출이 전년도보다 27%나 늘어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코로나19로 그렇게 어렵다던 시기, 일부 소비자들은 더 비싼 명품을 구입했다는 거죠. 또, 상대적으로 비싼 제품인 가전과 가구 등 생활용품 매출도 2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소득의 양극화'가 '소비의 양극화'로
소득의 양극화가 소비의 양극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가능한데요. 실제로, 부산연구원의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있었습니다. 부산연구원 오재환 사회문화연구실장은 "최근 부산연구원 조사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저소득층은 소득이 줄었다는 반면, 고소득층은 오히려 소비량이 줄어 소득이 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소비 양극화라는 분석 외에, 대체 소비 효과로 인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며 발이 묶인 사람들이 해외여행 대신 고가 상품으로 소비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지요. 이를 두고 최근 '보복 소비'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데, 쉽게 말하자면 '보상' 소비와 비슷한 개념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거나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감염병 재난은 소비시장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를 가져오며 앞으로의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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