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핵 ‘동예루살렘’_코너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한 동정_krvip

갈등의 핵 ‘동예루살렘’_얼굴로 게임을 이겼지, 그렇지_krvip

<앵커 멘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협상이 교착상태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죠? 네, ‘동예루살렘’ 지역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이 그 배경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하네요. 무엇보다도 동예루살렘에 건설되고 있는 유대인 정착촌 문제가 핵심이겠죠? 네. 이스라엘은 정착촌 건설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고 팔레스타인 측은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팽팽하게 맞서 있습니다. 양측 간 갈등의 핵으로 자리 잡은 동예루살렘 현지를 정창준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녹취> "유대인 정착을 멈춰라" 동예루살렘에서 아랍인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아랍인들이 삶터에서 쫓겨나고 그 자리를 하나 둘 유대인들이 차지하는 것을 항의하는 시위입니다. 아이를 안고 길가에 나앉은 아랍 여성은 언제 집에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인터뷰> 메이슨(동예루살렘 주민) : "이 사람들은 동예루살렘에서 아랍 주민들을 쫓아내고 있는 것에 항의하고, 그런 일이 계속되지 않도록 하려고 여기 모였습니다." 동예루살렘엔 오늘도 유대인과 아랍인간에 팽팽한 긴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성스러운 땅 동예루살렘.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가 승천한 곳으로 전해지는 무슬림의 3대 성소 알 아크서 사원에다, 유대교의 성지 통곡의 벽이 있고, 예수가 처형된 뒤 부활했다는 성묘 교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순례 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동예루살렘은 이스라엘 건국과 함께 서예루살렘과 나뉘어져 요르단 령이었는데 지난 1967년 제 3차 중동 전쟁 시 이스라엘이 점령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측은 예루살렘을 동서로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수도라고 주장하지만, 팔레스타인 측은 동예루살렘을 미래 독립국가 건국시 수도로 삼고자 해 분쟁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아랍인이 다수였던 동예루살렘지역에 유대인 인구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의 유대인 정착촌 확대정책이 그 배경입니다. 이라스라엘측은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하지만 팔레스타인 측은 동예루살렘 점령을 영속화시키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동예루살렘내 셰이크 자라 지역. 군데군데 내걸린 이스라엘 국기가 유대인의 정착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아랍인 나세르 가외씨 가족. 오늘도 거리에서 보금자리를 되찾을 날을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가족이 50여년을 살아온 집에서 쫓겨나 거리로 나앉은 뒤 마땅히 갈 곳이 없습니다. 이제는 그 집에 유대인이 들어와 삽니다. <인터뷰> 나세르 가외(아랍인 주민) : "이스라엘 특수군 이 새벽 4시 50분에 우리 가족을 쫓아내려고 들이닥쳤어요. 문과 창문을 부수고 들어와 가족들을 다른 곳으로 옮겼죠." 유대인들이 백년이 넘은 소유권 증서를 제시하며 집 주인으로 나섰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메보락 요셉(유대인) : "예멘 유대인이 140년전 이 곳에 정착해 살았습니다. 이스라엘 대법원이 그 소유권을 인정했습니다. 집주인이 땅문서를 갖고 집을 되찾은 것인데 당신이라면 아랍인들을 집에서 안내보내겠습니까?" 이처럼 아랍인 가정들이 하나 둘씩 밀려나면서 아랍인 6백여 명이 살던 셰이크 자라 지역에도 유대인 25가구가 새롭게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아랍인이 동예루살렘에서 버텨나기도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아랍인 엘 쿠르드씨 가족. 10여명이 방 3개에 나눠 살고 있습니다. 식구가 늘면서 지난 2000년 집을 증축했지만 당국에 의해 폐쇄 당했습니다.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에서의 주택증축을 엄격히 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그 증축건물에 유대인이 들어오면서 한 지붕아래 아랍인과 유대인이 함께 사는 처지가 된 것입니다. <인터뷰> 메이사 엘 쿠르드(아랍인 주민) : "이스라엘 당국은 어느 것도 짓지 못하게 합니다. 인간답게 생활하도록 허락하지 않죠." 이처럼 아랍인 거주 지역에서 유대인 정착이 늘어가는 가운데, 동예루살렘 외곽 빈 땅에선 인구 증가에 따른 조치라며 유대인 정착촌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정착촌은 10여 가구에서 백여 가구로, 천여 가구로 늘어납니다. <인터뷰> 삼프레드(이스라엘 주민) : "이스라엘 당국은 동예루살렘에 유대인만을 위해 정착촌을 짓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단 한 마을도 아랍인을 위해 짓지 않았어요. 분명히 서예루살렘에 아랍인을 위한 시설을 건설하는 것은 있을 수 없겠죠." 이렇게 되면서 동예루살렘엔 현재 팔레스타인인 27만 명과 함께 유대인 20만 명이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이스라엘 정부는 이곳 라마트 슈로모 지역에 1600여 채의 정착촌 주택을 신축하도록 승인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비난 속에서도 정착촌 확대를 중단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스라엘이 정착촌 확대를 밀어붙이는 것은 정착촌이 단순한 주거지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 정착민들은 삶터를 늘리는 것을 민족의 사명으로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요엘(유대인 정착민) : "유대인들에게 땅은 매우 중요합니다. 정착촌을 더 짓고 보강해야 합니다. 우리는 (수천 년 전)이 땅에서 쫓겨났지만 이제 돌아왔고, 단 몇 백 년이 아니라 영원히 이곳에서 살 것입니다." 유대인 정착촌 확대가 걸림돌이 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협상도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흐마드 티비(아랍계 이스라엘 국회의원) : "이스라엘은 점령을 끝내려 하지 않습니다. 유대인 정착 활동을 확대하고 정착촌에 머물면서 점령지를 재조정하려고 합니다." 동예루살렘은 갈수록 유대인으로 채워지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지역과는 더욱 격리되고 있습니다. 두 지역 사이에 아예 장벽이 세워졌습니다.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의 동예루살렘 통행이 더욱 불편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서 분리장벽만큼이나 마음의 벽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여호슈아(유대인) : "(아랍인들은)아직도 1967년 이전당시로 땅을 돌려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 억지에 신경 쓸 필요도 없죠." <인터뷰> 아부샤힌(아랍인) : "(유대인 정착촌 확대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돌을 던져봐야 총을 이길 수는 없잖아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세계 모두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성지인 동예루살렘. 유엔과 미국, 유럽 등 국제사회도 평화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 동예루살렘에 유대인 정착촌 확대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수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누가 이 땅의 주인인가를 놓고 수천 년을 이어온 갈등의 연장선입니다. 동예루살렘 문제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갈등의 핵으로 부상하면서 양측 간 평화협상 재개여부의 시험대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