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플로리다 경선 무효화 논란 _도박에 관한 성경 본문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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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승부처인 플로리다를 외면할 수 있나?' 미국 민주당이 29일 실시되는 플로리다주 프라이머리(예비경선) 결과를 전면 무효화하기로 한 결정을 둘러싼 논란이 뒤늦게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플로리다 주가 2008년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프라이머리를 1월29일로 앞당기기로 결정한 때문. 플로리다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승부처로 주목받아왔지만, 3월에 후보 경선이 실시되는 바람에 본선과 달리 프라이머리는 거의 외면당하다시피 했다. 민주당의 경우 2004년엔 3월9일, 2000년엔 3월14일 각각 후보 경선을 치렀으나 두 해 모두 존 케리와 앨 고어가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이후여서 관심을 받기 어려웠다. 따라서 대선 후보경선을 1월로 앞당겨 실시함으로써 11월 본선 뿐 아니라 아이오와나 뉴햄프셔 같이 작은 주에 집중되고 있는 경선에서의 관심과 역할도 떠맡겠다는 게 플로리다주의 의도였다. 그러나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20여개 주가 한꺼번에 후보 경선을 치르는 2월 5일에 앞서 경선을 실시할 수 있는 곳은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2개 주로 한정돼 있으며, 다른 주가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을 가하도록 명시돼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이 같은 규정을 어기고 올해 경선을 1월로 앞당긴 플로리다와 미시간주에 대해 각각 210명과 156명인 대의원을 전원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 등 경선 출마 후보들도 이들 지역에서는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까지 했다. 공화당도 경선을 앞당긴 플로리다와 미시간주에 대해 처벌을 가했지만 선출 대의원 전원이 아니라 절반만 인정하는 것으로 수위를 낮춰 플로리다는 당초 114명의 대의원 중 절반인 57명만 유효하다. 그러나 플로리다 공화당 경선은 유효 대의원 수를 절반으로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전례없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등 주요 주자들은 플로리다 경선 승리를 2월5일 '슈퍼 화요일' 승패의 시험대로 보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패색이 짙어진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몇 주 째 플로리다에 머물며 이곳에 승부를 거는 도박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처럼 공화당 경선이 뜨거워진 가운데 민주당 주자들 중 힐러리 의원이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미국 전체의 대통령이 되려 나선 내가 플로리다와 미시간주 유권자들의 표를 외면할 수 없다" 힐러리는 29일 경선 투표가 끝나면 플로리다를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힐러리는 또 자신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면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플로리다와 미시간주 대의원들을 참석시키겠다는 입장도 앞서 밝혔다. 그러나 오바마와 에드워즈측은 힐러리가 선거운동을 하지 않기로 약속한 플로리다에 눈독을 들이는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바마와 에드워즈는 지난 15일 치러진 미시간주 경선에서는 아예 이름을 뺐지만, 플로리다에는 투표 용지에 후보로 이름이 올라 있다. 그저 어차피 무효화될 투표 결과이니 약속대로 선거운동을 하지 말자는 입장이다. 힐러리도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지키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29일 플로리다 방문도 투표가 끝난뒤 개표시간에 맞춰 가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플로리다 민주당 경선에서는 힐러리가 압도적으로 이길 것으로 관측된다. 선거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29일 저녁 힐러리가 플로리다에 가면 경선 승리 축하파티와 다름없는 행사가 열릴게 뻔하다. 힐러리는 또 선거운동이 아니라 모금행사에 참석한다며 27일에도 플로리다를 다녀갔다. 11월 본선을 겨냥해 플로리다를 외면할 수 없다는 대의명분을 앞세운 힐러리의 교묘한 행보가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 또 다른 관심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