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먹고 살기도 힘들다” _내기호제닷컴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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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일제히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자금을 좀처럼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으로 가계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예금에 넣어둘 만한 여윳돈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관 투자가를 비롯한 거액 투자자들은 금리가 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단기성 상품으로 돈을 굴리면서 적절한 투자 타이밍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 금리 올려도 예금 잔액은 뒷걸음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11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10%포인트 올려 1년 만기 상품에 최고 연 6.00%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9일 현재 70조4천900억 원으로 금리 인상 직전인 지난 8일보다 오히려 1천억 원 가량 줄었다. 정기적금 금리도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이 기간 733억 원을 유치하는데 그쳤다. 지난 달 21일 정기예금 금리를 일찌감치 0.2%포인트 올린 하나은행의 경우도 정기예금 잔액은 45조1천32억 원으로 한 달 동안 7천700억 원이나 급감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12일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상한 이후 정기예금이 4천억 원 가량 늘었지만 7월 한 달 동안 3조3천억 원이 몰린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 실질소득 줄어 예금도 해지할 판 증시 불안으로 펀드 투자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은행 예금마저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높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누가 예금에 가입하겠느냐"며 "만기가 된 정기예금을 다시 은행에 예치하지 않고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뛰면서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을 압박하고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변동 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최고 금리는 연 8%대를 일찌감치 넘어섰으며 고정 금리형은 최고 연 9.5%를 돌파한 상황이다. 신한은행의 3년 고정 금리 주택담보대출은 최고 금리가 9.61%에 달한다. 예금 금리가 올랐지만 실질 금리는 사실상 마이너스라는 점도 예금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5.5%로 같았다. 이자소득세(세율 15.4%)를 감안하면 은행에 돈을 맡겨둘수록 손해를 보는 셈이다. 소비자물가는 7월 5.9%까지 치솟은 데 이어 8월에도 6%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 기관 투자가는 관망 중 법인 등 기관투자가들의 상황은 좀 다르다. 금리 상승기의 혜택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 단기 상품에 돈을 넣어둔 채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행 자금부 고창운 팀장은 "기관투자가들은 3개월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을 통해 실탄을 마련해 놓은 뒤 국고채, 예금과 같은 안정자산 쪽으로 움직일지 말지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MMDA는 지난 달 21일 예금 금리 인상 이후 최근까지 1조5천억 원 이상 급증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오르자 법인들이 만기가 된 정기예금을 빼내 MMDA로 갈아타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단기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는 7월 중 1천268억 원이 순유출됐으나 이달 들어 14일까지 4조4천84억원이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