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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가뭄 속에서도 배추와 무는 잘 자라 푸른색 물감을 풀어 놓은듯 싱싱하기만 했다. 올해는 벼 농사에 이어 배추와 무 농사도 대풍작이지만 재배 농민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9일 오전 가을배추, 무 주산단지인 전남 영암군 신북면 유곡리 마을 앞 배추밭. 배추포기마다 속이 꽉 차올라 바로 출하해도 괜찮을 만큼 결구가 잘 돼 있었다. 배추밭을 둘러보러 나온 양시종(70)씨는 밭 입구에서 담배를 꺼내 피우기 시작하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배추가 보기조차 싫다"고 역정을 냈다. 양씨는 "집사람과 함께 여름 내내 양수기로 퍼 올린 물과 비료를 주고, 잡초를 뽑아주며 애지중지 배추를 키웠다"면서 "농사가 잘 돼 돈 좀 만지나 싶었는데 팔리기는 커녕 배추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 배추 1천 평, 무 500평을 심었다는 그는 "예전 같으면 벌써 밭떼기로 팔려 나갔을텐데 올해는 외지 상인들이 얼씬도 하지 않는다"면서 "속이 차 올라 10여 일 후면 출하해야 되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전량 폐기 처분해야 할 형편"이라고 허탈해 했다. 양씨는 "그 동안 들어간 돈을 생각하면 잠이 안온다"면서 "팔리지 않으면 아예 밭에 그대로 버려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씨 뿐만 아니라 이 마을 사람들도 배추, 무 밭에 나오기를 꺼려하고 있다. 쑥쑥 커가는 배추, 무를 보면 속이 터져 아예 보지 않는 것이 속이 편하기때문이다. 김시연(65)씨는 "본격적인 출하 시기인데도 무를 전혀 팔지 못했다"면서 "아예 땅을 파고 묻어버릴까도 생각 했지만 저장비용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영삼(36) 신북농협 판매계장은 "강원도 고랭지 채소의 홍수 출하로 채소값이 폭락, 영암 등 남부지방 채소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대전, 대구 등 외지 상인들이 현지에 내려와 있지만 가격이 더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며 미동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림부가 작황 호조로 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배추와 무의 산지가격 안정을 위해 농협과 농가의 계약재배 물량 중 일부를 산지 폐기하기로 했기때문에 가격이 더 이상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계약재배를 하지 않은 재배농가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극히 일부만 이뤄진 영암지역 밭떼기 거래가도 배추는 지난 해 평당 5천-7천 원 하던 것이 올해는 2천-3천 원선으로 절반 이상 떨어졌고 무도 작년 평당 3천-4천 원에서 2천-3천 원선으로 3분의 1 가까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