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괴롭힘에 극단선택한 육군 일병…중대장 ‘은폐 지시’ 의혹_포커 헬멧_krvip

간부의 폭언과 괴롭힘에 시달리던 육군 일병이 극단적 선택을 하자, 군이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오늘(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휴가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고동영 일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부대 내에서 사건 은폐 시도가 있었다는 공익제보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육군 제11사단에서 복무한 고 일병은 지난 2015년 5월 27일 ‘군 생활이 심적으로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공익제보자는 고 일병과 같은 부대에서 복무한 예비역 부사관으로, 지난 4월 고 일병 유가족 측에 당시 군의 사건 은폐 사실을 제보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제보자는 “당시 중대장이 헌병대 조사를 받게 되면 이상한 소리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면서 “고 일병이 소속돼 있던 정비반 간부들과는 어떻게 진술할 것인지 회의하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고 일병이 휴가 전 중대장에게 ‘마음의 편지’를 작성해 제출했지만 중대장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대대에서 마음의 편지를 받기 위해 중대에 방문한 날에는 고 일병을 영외 대민지원으로 차출했다고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고 일병의 극단적 선택을 막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소속 부대가 이를 방치했다”고 말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11사단 헌병대가 사건 은폐 정황을 파악했지만, 관련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헌병대가 부대원에게 받은 설문지에는 ‘고 일병 사망과 관련해 간부들로부터 문제점 등을 발설하지 말라고 교육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교육 받았음’이라고 적혀 있지만, 이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고 일병 유가족은 사건 은폐를 지시한 당시 중대장 A 씨를 군 검찰에 고소했고, 군 검찰은 공소시효를 이틀 앞둔 지난 25일 A 씨를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