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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군대와 집밖에는 모르는 사람이었다. 고인을 기억하는 이들의 한결같은 얘깁니다. 군인으로서도 또 가장으로서도 소홀함이란 없었던 그의 삶을 정지주 기자가 돌아봅니다. <리포트> 후배를 구하겠다는 생각뿐. 그날 한 준위는 한순간의 머뭇거림도 없이 짙푸른 바다에 그렇게 뛰어들었습니다. 숨고를 틈도 허락지 않던 UDT의 호된 훈련과정. 2마일 수영, 16마일 도보 등 힘든 훈련일수록 최선봉에 나섰습니다. <녹취> 한주호 : "자동으로 갈기고 한 탄창을 다 쓰고 나면 어떻게 되는거야!" 호랑이도 울고 갈 무서운 교관, 하지만 훈련 뒤엔 친형처럼 따스함으로 후배들을 다독였습니다. <녹취> 한주호 : "니들은 진짜 엄청나게 발전한 거야! 느끼겠지?" 나이는 숫자일 뿐. 쉰을 넘긴 나이에도 우리 선박을 지켜야 한다며 소말리아 해역을 넘나들었습니다. <녹취> 후배 군인 : "해적선에 제일 먼저 올라가고 결정적인 해적이라는 증거물 탄피를 탐색해내는..." 바쁜 군 생활 속에서도 남편과 아버지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도록 가족들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전역 후 가족여행을 위해 쓴다며 최근에는 차까지 장만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보낸 사랑한다는 문자 메시지에 딸은 마음이 아려옵니다. <인터뷰> 한슬기(한주호 딸) : "아빠가 저 쓰는 말 따라하면서 제가 또 좋아하니까...저한테만 썼어요." 불 같은 열정으로 35년간 푸른 바다를 누볐던 한 준위는 군대와 집밖에 몰랐던 진짜 바다같은 사나이였습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