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자라도 받으려다가”…70대 노인, 천 만원 잃어버렸다 되찾아_세나이에서 공부해서 돈을 벌어_krvip

한 70대 노인이 아내가 어렵게 모은 현금 천만 원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았다.

지난 5일 낮 12시 40분쯤, 광주광역시 북구에 사는 최 모 할아버지(79)는 현금 천만 원을 들고 근처 은행으로 향했다. 함께 사는 아내(76)가 수년 동안 건물 청소나 식당 허드렛일로 모아 온 돈을 은행에 맡겨 금리는 낮지만, 이자라도 받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최 할아버지는 은행에 도착한 뒤 깜짝 놀랐다.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아 등산복 윗옷 주머니에 넣어둔 돈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놀란 마음에 쓰고 온 우산도 버린 채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가며 검은 비닐봉지를 찾았지만 헛수고였다.

경찰서를 찾아 현금 천만 원을 잃어버렸다고 신고를 했지만,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크지 않았다. 아내가 애써 모은 돈을 실수로 잃어버렸다는 자책감은 최 할아버지에게 큰 마음의 짐이 됐고, 아내의 한숨 역시 큰 고통이었다.

하루하루가 일 년 같던 최 할아버지에게 뜻밖의 소식이 전해진 건 지난 11일(어제). 경찰이 잃어버린 돈을 찾았다는 소식을 알려온 것이다.

광주북부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은 최 할아버지가 돈을 들고 나간 시간을 중심으로 아파트 단지를 오간 주민들에 대한 탐문수사 끝에 현금 천만 원을 가져간 A 씨를 찾았고 결국 범행을 자백받은 것이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집을 나서다 돈이 든 검은 봉지를 주웠는데, 이를 집안 싱크대에 보관해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를 점유이탈물 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지만, 최 할아버지는 같은 아파트 주민의 실수라며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아내가 어렵게 모은 돈 천만 원을 실수로 잃어버리면서 일주일 가까이 가슴을 졸였던 최 할아버지는 결국 이 돈을 경찰과 함께 다시 은행을 찾아 적금으로 맡겼다고 한다. 설마 찾을 수 있겠나 싶어 아내에게 면목없는 하루하루를 보냈던 최 할아버지는 경찰관들이 노고로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