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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형 펀드시장에서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

운용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국계 운용사가 최근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발빠른 대응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뭉칫돈을 끌어모으고 있다.

2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이 200억원 이상인 운용사 45곳을 대상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1월1일~5월26일)을 집계한 결과 알리안츠가 7.38%로 4위를 차지했다. JP모건이 6.82%로 5위, 피델리티가 6.71%로 6위, 골드만삭스가 3.39%로 12위에 올랐다.

반면 미래에셋은 1.16%로 25위, 삼성은 1.14%로 26위, 한국은 -4.33%로 꼴찌를 기록해 체면을 구겼다.

이들 세 곳이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설정액 기준)은 미래에셋(24.2%), 한국(15.6%), 삼성(9.7%) 순으로 합치면 전체 시장의 49.5%나 된다.

자금 유입 측면에서도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재투자금액을 포함해 JP모건의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KB자산운용(1조 1천537억원) 다음으로 큰 액수인 6천327억원이 들어왔다. 덕분에 설정액이 연초 2천312억원이 8천639억원으로 5개월여 만에 3.7배로 불어났다.

알리안츠에는 4천447억원, 프랭클린에는 1천88억원, 골드만삭스에는 632억원이 유입됐다. 그 결과 알리안츠 설정액은 연초 대비 1.7배, 프랭클린은 1.3배, 골드만삭스는 2.1배로 커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내 1위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의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2007년 이전에 출시된 펀드를 중심으로 3조 584억원이 빠져나갔다. 삼성(6천109억원)과 한국(5천977억원)은 설정액 증가액 순으로는 상위 3위와 4위였지만 연초 대비 각각 1.1배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위기의 후폭풍으로 환매에 시달린 때문이다.

외국계 운용사들이 약진하는 배경에는 대표펀드들의 성공이 있다.

JP모간은 압축형 펀드인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증권자투자신탁, 알리안츠는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증권자투자신탁과 알리안츠Best중소형증권투자신탁의 설정액이 꾸준히 증가하며 투자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운용규모 작아서 미래, 한국, 삼성과 달리 펀드 환매 압력을 받지 않았고, 금융위기 이후에 시장이 반등하면서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투자자들이 펀드를 고를 때 브랜드보다 3~6개월 단기 수익률을 보고 선택하는 경향이 커진 것 같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1~2년 동안 해외펀드뿐만 아니라 국내 주식형 펀드에도 본격적으로 신경을 쓰면서 수익률이 좋아진 결과다"라고 분석했다.

작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을 운용사별로 살펴봐도 골드만삭스가 40.31%로 가장 높았고, JP모건이 39.40%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알리안츠도 30.11%를 기록해 토종 빅3의 수익률(미래 16.03%, 한국 27.32%, 삼성 24.47%)을 모두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