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병원 뺏겨 치료도 포기”…갈 곳 잃은 노숙자 환자들_유튜브로 언제까지 돈 벌 수 있을까_krvip

“코로나에 병원 뺏겨 치료도 포기”…갈 곳 잃은 노숙자 환자들_포키 병원 게임_krvip

[앵커]

몸이 아픈데 찾아갈 수 있는 병원이 한 군데뿐이라면 어떨까요?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공의료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노숙인 등 취약 계층 환자들이 갈 곳을 잃었다고 합니다.

김세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4년째 용산에서 노숙 생활을 하는 김 모 씨.

팔과 다리가 저려 일할 수 없는 상태가 되자 치료를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찾아가려던 병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코로나19 환자만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치료를 포기했습니다.

[김○○/노숙인/음성변조 : "허리 측만(증)에다가 목까지 겹친 거잖아요. 목뼈까지 꺾이는 상황인데… 코로나로 다 막힌 상황인데, 어려운 상황에 있는 거고요."]

민간병원은 비용 때문에 엄두도 못 내고, 종교단체의 의료봉사에 기대 통증만 줄이고 있습니다.

노숙인들은 그동안 진료비가 훨씬 저렴한 공공병원을 주로 이용해 왔습니다.

서울의 경우 종합병원급 공공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 등 6곳이었는데, 이 가운데 5곳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서울시립동부병원 한 곳만 남았습니다.

노숙인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건 이번만이 아닙니다.

2015년 메르스 확산 때도 공공의료원이 거점 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진료를 포기하거나 입원 중인 노숙인들은 강제 퇴원을 당했습니다.

감염병 확산 때마다 거리로 내몰리는 노숙인을 위해 병원 간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석연/서울시립동부병원장 : "지정 병원, 그다음에 저희같이 공공병원으로서 취약 계층을 볼 병원, 민간 병원, 역할 분담을 잘 해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다 코로나 보는 병원, 이렇게 만들어 버리니까 그분들은 갈 데가 없는 거죠."]

코로나19 확산 5개월째, 노숙인들은 코로나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뺏긴 병원들로 인해 건강권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