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토대지진 100년 일본서 조선인 학살 등 전시회…일본 정부 “역사적 사실 외면”_웹사이트는 내기를 간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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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내일) 간토(관동)대지진 100주년을 맞아 일본에서 당시 벌어진 조선인 학살을 조명하는 전시회와 행사 등이 잇달아 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 주최로 열리는 대부분의 행사는 조선인 학살이라는 역사적 사실은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23년 9월 1일 발생한 간토대지진 당시 일본에서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거나 '방화한다'는 등 조선인과 관련한 유언비어가 유포돼 약 6천 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인이 일본인 자경단 등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도쿄 신주쿠구에 있는 고려박물관에서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조명하는 기획전 '간토대지진 100년-은폐된 조선인 학살'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기획전에서는 화가 기코쿠가 그린 간토대지진 두루마리 그림의 원본이 일본 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간토대지진 2년 뒤인 1925년 완성된 이 작품에는 간토대지진 당시 발생한 조선인 집단 학살의 참혹한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간토대지진 조선인·중국인 학살 100년 희생자 추도대회 실행위원회'는 오늘(31일) 도쿄 분쿄구에서 학살 희생자 추모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음달 초까지 행사와 심포지엄이 잇달아 열립니다.

그러나 이런 시민사회 일각의 움직임과 달리 일본 정부는 간토대지진 100주년에도 조선인 학살과 관련한 행사는 전혀 마련하지 않는 등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에 관여·방조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간토대지진 발생 직후 일본 내무성이 전국 지자체에 '조선인 폭동'을 사실화하는 유언비어를 타전하는 등 조선인 학살에 일본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이미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 사건에 관여했다는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정부 내에서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면서 2017년 5월 각료회의에서 간토대지진 후 일어난 조선인 학살사건과 관련해 '유감의 뜻 표명'을 할 계획이 없다는 답변서를 확정했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어제(30일) 기자회견에서 '간토대지진으로 헛소문이 확산하고 많은 조선인이 군·경찰·자경단에 살해됐다고 전해지는 데 대한 정부 입장을 알려 달라'는 질문에 반성이나 교훈과 같은 단어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정부 조사에 한정한다면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고려박물관 홈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