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무서워 하천 준설도 못 해”…침수 마을 피해 재발 우려_부풀어 오른 베타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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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식간에 연달아 침수… 원인은 마을 옆 하천?

역대급 폭우에 온 마을이 빗물에 잠겨버린 접경지역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올해 폭우에 103세대 220명 주민 모두가 수재민이 됐습니다. 지난 8월 5일 마을로 물이 차오르던 그 날의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1996년과 1999년에 이어 세 번째 수해인데 이번엔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마을로 밀려 들어왔던 물이 빠지자 주민들이 서둘러 비에 젖은 가구와 집기들을 집 밖으로 내놓고 말리고 있었는데 물이 다시 차오르면서 순식간에 두 번이나 침수를 겪게 됐습니다. 더 이상한 건 그 시점에 마을의 비는 소강상태였다는 겁니다.

마을 주민들은 입을 모아 침수 원인으로 마을 옆을 지나는 하천인 화강의 배수 불량을 지적했습니다.

흙탕물이 가득 차 넘치기 직전의 화강마을 침수 당시 화강은 범람 직전이었습니다. 시뻘건 흙탕물이 가득 차 제방 옆으로 찰랑거리고 있었습니다. 배수가 잘되지 않아 빗물이 흘러내려가지 못하고 마치 저수지처럼 변해 버린 겁니다. 주민들은 화강의 높아진 수압으로 북한에 쏟아진 비까지 마을로 역류해 들어왔다고 호소했습니다.

■ 배수 펌프장 신설 추진...하천 배수 능력 더 중요해져

수마가 지나가고 어느 정도 마을 정비는 마쳤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화근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화강의 모습은 하천이라고 보기엔 모래밭에 가까웠습니다. 온갖 수목이 무성하게 자라있었고 자갈과 모래가 가득했습니다. 모래밭 사이로 물줄기가 가늘게 흐르는 상태였습니다. 우거진 수목과 높아진 하천 바닥은 유속을 저해하고 범람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입니다.

 상류에서 흘러든 토사로 모래밭이 된 화강 화강안에 무성하게 자란 잡목들마을 옆을 지나는 화강의 길이는 약 1.5km, 폭은 130m 정도 됩니다. 지자체는 이번 장맛비로 1km 정도 구간에 약 1m 높이의 모래가 쌓여 준설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화강의 정비가 더 중요해진 이유는 또 있습니다. 지자체에서 수해 예방을 위해 마을 관로를 새로 정비하고 배수펌프장 설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창리는 화강 홍수위보다 1미터 정도 아래에 자리 잡고 있어 침수에 취약한 동네입니다. 수해를 막기 위해 마을로 흘러든 물을 펌프를 이용해 미리 화강으로 퍼내겠다는 겁니다.

■ 유실 지뢰 폭발 위험에 하천 준설도 못 해...접경지 주민의 설움

“주민들은 여기 물이 그 정도 찼던 그 상황을 눈으로 보았기 때문에 또다시 그런 사태가 일어날까봐 제일 불안하고 이제 물 얘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철렁철렁해요. 왜 작업을 안 하지? 저것 때문에 또 내년에 물이 차지 않을까? 이런 걱정이 가슴이 진짜 답답하고...”

범람 직전의 하천을 본 주민들은 조속한 화강 정비작업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라고 많은 비가 내리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는 만큼 화강 준설과 수목 제거를 통해 배수능력을 확보해야한다는 겁니다.

철원군은 매년 예산을 편성해 우기 전 하천 수목 제거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민북지역 입니다. 집중호우 때 유실된 지뢰가 하천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어 인명피해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군부대가 지뢰탐지 작업을 먼저 한 후에나 준설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에는 철원군 유곡천과 화강 합류지점에 수목을 제거하기 위해 군부대에 지뢰탐지를 의뢰했지만, 담당 부대에서 지반이 연약해 탐지가 어렵다고 철수하는 바람에 하천 정비가 무산된 일도 있었습니다. 올해 수해 이후, 철원군은 화강의 정비를 위해 담당 군부대에 지뢰 제거 작업을 요청했지만, 철원군의 침수 피해가 워낙 크다 보니 인근 마을에 인원과 장비들이 다 투입돼 생창리 화강에서는 지뢰 탐지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군 관계자는 "군장병들도 목숨을 건 위험한 상황에 최선을 다해 지뢰탐지와 제거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지역 주둔 부대 자원만으로는 감당할 여력이 없어 상급 부대의 인원과 장비도 지원받아 작업하고 있다"며, "내년이라도 생창리 화강의 지뢰제거 작업에 나설 수 있도록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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