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직격탄…충남 축산업 위기감 고조_전문 포커 딜러의 일기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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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매일 살처분된 돼지를 땅에 묻는 장면을 보여주니 이걸 본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사먹을 맛이 나겠습니까" 구제역 공포가 경기도와 충남북 등 중부권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양돈협회 충남 홍성군 지회장을 맡고 있는 박승구(57)씨는 4일 구제역의 직접적인 피해와 함께 소비위축과 가격하락 등 다가올 후폭풍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듯 했다. 경기도에 이어 전국 축산업 비중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충남에서 구제역 발생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이로 인해 축산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충남도에 따르면 소와 돼지 등 구제역에 감염되는 우제류의 사육두수는 한우 39만4천742마리, 젖소 8만2천931마리, 돼지 215만9천마리, 산양.면양 2만6천여마리, 사슴 1만4천180여마리 등 모두 267만여마리로 전국의 18% 정도를 차지한다. 이들 가축중 소비자들의 식생활에서 비중이 큰 소와 돼지의 유통체계가 혼란스러워지고 소비도 위축돼 문제가 심각하다. 올해 초 경기도 포천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뒤 3개월 가량 폐쇄됐던 논산.공주.청양.홍성.광천.서산.부여.예산 등 도내 우시장 8곳은 지난 3월말 정부의 구제역 종식선언 이후 잠깐 문을 열었지만 지난달 초 강화군에서 구제역이 재발하면서 다시 폐쇄돼 사실상 올해 내내 문이 닫힌 상태다. 이 때문에 축산농가에서는 기르던 소를 팔고 싶어도 팔 곳이 마땅찮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전거래'라는 형식으로 중개인들이 각 축산농가를 돌며 직접 소를 사들이기도 하지만 우시장을 통한 거래에 비해 비중도 적은 데다 농가 입장에서는 정확한 시세를 알 수 없어 손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충남도내에서도 가축 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홍성군내 축산농가들의 위기감이 가장 심각하다. 홍성군은 소 사육두수가 6만3천마리로 전국의 2.4%, 돼지는 40만4천여마리로 무려 5%를 차지하며 도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소가 16%, 돼지는 19%에 달한다. 한우협회 홍성군지회 민재기(44) 전 지회장은 "최근들어 각 유통점에서 판매되는 쇠고기 소비량은 거의 50% 가까이 줄었다고 봐야 한다"면서 "7월부터는 축산농가의 사료자금 상환이 시작되는데 소를 팔고 싶어도 팔 곳이 없어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제역 확산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축산농가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정부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우협회 예산군지회 최영목(62) 지회장도 "우시장이 장기간 폐쇄되면서 한 마디로 막막하다"면서 "일부 소는 서울의 공판장으로 출하되기도 하지만 지역에서는 전혀 거래가 안되고 있는 상태여서 자칫 소값이 떨어질까봐 걱정이 태산같다"고 토로했다. 별도로 거래되는 시장이 없고 논산.공주.홍성.예산.서산.천안 등 6개 도축장으로 출하되는 돼지 역시 구제역 여파로 가격이 떨어져 양돈농가에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양돈협회 홍성군지회 박 지회장은 "5~7월이 돼지고기 시세가 가장 좋을 땐데 구제역 발생 이후 요즘 시세는 생산비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며 "여름까지 벌어 1년을 버텨야 하는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홍성군 관계자는 "구제역이 아니더라도 선거를 앞두고 가격이 비싼 소 특수부위가 덜 팔리는 등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된 상태"라며 "구제역이 조기에 종식되지 않고 장기화할 경우 축산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