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서 100일 넘게 노숙”…‘난민’이 되고 싶은 가족_포커스타 애플 다운로드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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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루 평균 2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해외를 오가는 인천국제공항.

그런데 이곳에서 100일 넘게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한 가족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앙골라에서 온 루렌도 가족인데요.

최유경 기자가 이 가족을 직접 만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하루 25만 명이 오가는 인천공항 제1 터미널.

한쪽 구석에 아프리카 앙골라에서 온 루렌도 가족 6명의 거처가 있습니다.

안전해지고 싶다는 바람 하나로 일주일 동안 날아온 한국.

[루렌도 은쿠카 : "저 역시 재판도 없이 감옥에 갇혀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없는 사이 아내는 집에서 성폭행을 당했고, 그래서 저는 정말 심각한 위협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인천공항 출입국은 루렌도 가족의 난민 심사 요청을 불허하고, 여권을 빼앗았습니다.

이 때문에 루렌도 가족은 강제 송환을 거부한 채 100일 넘게 공항에서 노숙 중입니다.

[루렌도 은쿠카 : "여기 온 이후 우리는 항상 같은 음식만 먹고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다시피 이렇게 노출된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추위에 떨며 자기도 하고요."]

소파 6개를 이어붙인 임시 거처지만 아이들은 제법 잘 뛰어놉니다.

문제는 주변의 시선들, 도움을 주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곱지만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루렌도 은쿠카 : "인사를 하고 싶어서 '안녕하세요'라고 했더니 아주 불쾌하게 '보기 싫으니까 여기서 나가'라는 식으로 답을 했습니다. 그럴 때는 정말 모욕적입니다."]

["불쌍하면 난민이냐! 국민이 더 불쌍하다!"]

지난 1월 루렌도 가족은 난민 심사를 받을 기회만이라도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고, 법원은 이례적으로 가족 전원의 법정 출석을 허용했습니다.

소송의 쟁점은 이들을 '진짜 난민'으로 볼 수 있느냐입니다.

루렌도 가족은 앙골라에서 강간과 구금, 차별을 겪어 '난민 요건'을 갖췄다는 입장이지만 인천공항 출입국은 이들이 입국심사를 통과하지 못하자 뒤늦게 난민심사를 신청하는 등 '진정성'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들처럼 인천공항에 머물고 있는 송환 대기자는 100명 정도.

루렌도 가족에게 난민 심사 기회가 주어질지 여부는 오는 25일 결정됩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