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빼돌리고 수천억 챙기고”…‘테라 수사’ 1라운드 마무리_베팅에 참여하는 선수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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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상화폐 테라·루나 수사 속보입니다.

권도형 대표의 해외 도피가 길어지면서, 국내에 있는 주요 인물들부터 먼저 기소하기로 검찰이 가닥을 잡았습니다.

테라는 설계부터 허구였으며, 주도한 이들이 투자금을 빼돌리고, 3천억 원 넘는 시세 차익을 올렸다는 게 지금까지의 수사 결론입니다.

신현성 전 차이 대표 등 8명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가 오늘 열립니다.

이도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9년 출시 당시 테라의 사업 모델은 생소했습니다.

가상화폐 중 보기 드물게 간편 결제와의 연계성을 강조했습니다.

'차이'라는 앱으로 결제할 때마다 '테라'가 발행된다면서, 테라는 거래량을 확보하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차이'는 할인 혜택을 준다고 홍보했습니다.

[신현성/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2018년 10월 : "(테라) 통화량을 고객에게 할인이나 적립금 형태로 돌려줍니다. '테라 페이'로 결제하면 물건이 10~15% 싸질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지고."]

'테라'의 권도형 대표, '차이'의 신현성 전 대표는 협업을 전면에 내세우며 투자자를 빠르게 끌어 모았지만, 실제로는 그 자체가 허구였다는 게 검찰의 시각입니다.

검찰은 '차이' 결제와 '테라' 블록체인이 연동돼 있지 않았고, 차이 결제 내역만 테라 블록체인에 옮겨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처럼 꾸몄다고 보고 있습니다.

뒷거래를 한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차이가 약 3년간 고객 동의를 받지 않고 테라에 넘긴 결제 정보는 1억 7천만 건.

또 가상화폐 발행 수익 명목으로 2019년 말쯤 테라 본사로부터 141억 여원을 받은 사실도 파악됐습니다.

당시 테라가 갖고 있던 초기 투자금 580여억 원의 4분의 1에 달하는 액숩니다.

이 과정에 조세 회피처에 있는 페이퍼 컴퍼니가 동원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신 전 대표를 비롯해 테라 창업을 주도한 핵심 관계자 8명이 루나를 싸게 샀다 비싸게 되팔아 3,200억여 원을 챙겼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 전 대표 측은 홍보한대로 차이 결제에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됐으며, 결제 수수료를 낮추려는 기술 혁신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2020년 3월 이후 신 전 대표가 테라 경영에 관여한 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신 전 대표 등 8명에 대해 사기,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영장심사는 오늘 열립니다.

권도형 대표는 지난 9월 동유럽의 한 국가로 도피한 뒤 소재가 불분명한 상탭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노경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