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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달(9월)18일아 일제가 만주 침략전쟁을 일으킨 만주사변 90주년이었죠.

반일 목소리 속에서도 중국 내에선 일본 거리가 속속 들어서면서 찬.반 양론이 비등합니다.

특히 최대 2만 명이 희생된 뤼순 대학살의 현장 다롄에서는 일본 거리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취지와 일본풍 일소 분위기가 첨예하게 부딪치는 현장, 오세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양의 베네치아로 불리는 장쑤성 쑤저우의 '화이하이'로.

도로 양편에 일본어 간판을 단 일본 식당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케릭터 간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본풍 거리를 찾는 시민들은 별다른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쑤저우 시민 : "저는 일본 문화를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비록 많은 일본 문화가 중국에서 건너간거지만, 저는 아주 좋아합니다."]

이를 반영하듯 식당 안에도 손님들로 빈자리가 없을 정돕니다.

[일본 식당 점원 : "(손님 많아요?) 정말 많아요.우리 이쪽은 오후와 저녁에 많아요. 점심때는 그런대로 괜찮아요. 화이하이 거리는 저녁에 사람이 많아요."]

해가 지자 일본풍 거리는 젊은이들로 불야성을 이룹니다.

특히 코로나19 대확산 이후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방문이 크게 늘었습니다.

일본 식당 뿐만 아니라 일본 애니메이션 케릭터 샵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여기선 장난감 '일본도'와 '일본돈'까지 팔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쑤저우 시는 지방경제를 살린다며 6백미터의 도로를 일본거리로 조성했습니다.

이렇듯 일본풍이 자리 잡아가고 있는 사이, 주민들 사이엔 반감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곳은 일본 오사카와 비슷해 일본 여행 마니아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사진을 찍는 촬영 명소로도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기모노 착용을 금지했습니다.

기모노 의상까지 등장하면서 왜색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난징 대학살이 일어난 장쑤성에서 왜색 거리가 웬말이냐는 논란으로 비화됐습니다.

실제로 만주사변 90주년인 지난달 18일엔 명나라 복장을 한 7~8명의 젊은이들이 항의의 뜻으로 포퍼먼스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온라인에선 이들을 단속한 경찰과 관리자들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명나라 복장 젊은이 : "우리는 주민이고 단지의 주민이에요. (그럼 내가 단지의 주민들에게 피해를 줘었어요? 물어볼게요.) 아니요,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이런 가운데 랴오닝성 다롄에서는 대형 일본촌이 조성되면서 시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다롄 시민 : "중국에 일본풍 거리를 대대적으로 열고 있어요. 중국 사람이 만약 과거를 잊는다면 중국사람이 아니죠."]

일본 기와를 얹은 전통가옥들이 빼곡히 들어섰습니다.

다롄에 조성된 '작은 교토'입니다.

일본식 정원과 고양이 석상, 등롱도 갖춰 영락없는 일본풍입니다.

중국의 한 부동산 개발업체가 1조원을 들여 63만 제곱미터의 땅에 이런 일본 전통가옥을 짓고 있습니다.

1차로 4백채가 완공돼 최근 입주가 시작됐고, 모두 천2백 채가 분양될 예정입니다.

분양 사무실에는 중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주택 전시관 안내 직원 : "어디 가세요? (들어가서 집 보려고요.) (전시관) 안에 사람이 가득 찼어요. 잠시 제한합니다."]

지난 8월에 문을 열었던 일본풍 상가에선 일본 제품이 팔리고, 기모노를 입은 가게 점원이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상가 주택 기와는 일본에서 직접 들여 왔습니다.

하지만 짝퉁 논란에 반일 감정까지 더해지면서 사업이 벽에 부딪혔습니다.

다롄에 조성된 일본풍 상가 거리는 보시는 것처럼 문을 굳게 닫았습니다.

영업을 정식 시작한 지 2주도 안 돼 비난 여론에 영업을 중단한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만주사변 90주년을 맞아 온라인상에서 누리꾼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다롄 시민 : "안쪽 건물 구조는 개조할 수 없고, 그 안에 지은 일본 집은 개조할 수 없지만 이름은 바꿔야 합니다."]

다롄에 있는 뤼순 대학살 기념관에는 청일전쟁 희생자 시신이 산처럼 쌓였다는 문구가 씌여져 있습니다.

[창사 방송 논평 : "뤼순을 함락하고 3박 4일 동안 학살했는데 희생자 수가 2천에서 2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부동산 개발업체는 중국정부의 승인을 받은 사업으로 일본기업 유치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오는 2024년까지 일본식 주거와, 상업, 관광을 묶는 복합 단지 건설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다롄 진스탄 국가여유국 관리위원회 관계자 : "이 사업은 기업 투자 행위이고, 기업 투자로 많은 별장을 지은 것입니다."]

광둥성 포산시에도 신주쿠를 본떠 만든 '일번가'가 조성돼 인기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막히면서 중국내 일본 거리는 앞으로도 더 들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두고 역사 의식과 민족 감정까지 거론되면서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다롄에서 오세균입니다.

촬영:한준영/영상편집:방시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