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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 수석의 페이스북은 그야말로 '핫'합니다. 조 수석은 여야가 사법 개혁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기로 한 뒤 일주일 동안 20건에 가까운 글을 올릴 정도로 페북을 자주 하고, 또 글을 올릴 때마다 SNS상에서는 물론 현실 정치권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조 수석의 글에 대해 '좋아요'를 누르든, 비판을 제기하든, 내용은 각각 다르지만요. 매우 '핫'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 조국, 한일 갈등 속 의미심장한 '죽창가' 소개

조 수석의 관심사는 본인의 '전공'인 민정 분야에 그치지 않습니다. 최근엔 세계 경제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 성적이 양호하다는 글을 공유하기도 했고,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일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죽창가'를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조 수석은 "드라마 마지막회를 보는데, 한참 잊고 있던 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며 노래와 함께 글을 올렸습니다. '매우 의미심장'한 노래 가사는 이렇습니다.

"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 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진 녹두꽃이 되자 하네 (중략) 되자 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 한번 이 고을은 반란이 되자 하네 반란이 청송녹죽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
-故 김남주 시인 작사 '죽창가' 中 -


■ 산업부 보도자료 페북에 먼저 공개해 '논란'

조국 수석은 '죽창가'를 페이스북에 소개한 다음날엔 산업통상자원부의 <보도참고자료>도 페북에 올렸는데, 이 글이 논란이 됐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다음 달 WTO 일반 이사회에서 정식 의제로 논의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 자료인데, 문제는 해당 자료를 올린 시점입니다. 산업부가 출입 기자단에게 자료를 배포한 건 14일 오후 5시 28분인데, 조 수석은 해당 글을 오후 5시 13분에 올렸습니다. 조 수석의 페북이 15분 정도 더 빨랐던 거죠.

정부 부처가 중요한 자료를 공식 배포하기 전에 청와대 민정 수석이 해당 자료를 개인 SNS에 올린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 '신중하지 못하다'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 조 수석 측 "유출 아니다" vs 산업부 "유출돼 죄송"

그러나 조 수석 측은 "유출이 아니다"라는 입장입니다. 산업부와 청와대 정책실 간 논의가 끝난 뒤에 해당 자료를 보고받았는데 그 자료가 '즉시 공개'로 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페이스북에 올린 거라는 설명입니다.

또 조 수석 측은 산업부 관계자와 함께 있는 SNS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미리 올라온 자료를 페북에 공유했다는 언론 기사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직원들이 있는 단체 카톡방엔 들어가 있지도 않고, 청와대 내부에서 공유된 내용을 전달받았을 뿐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산업부는 "민감한 사안이라 청와대에 먼저 보고하고 배포하려고 했던 사안"이라면서 기자들에게 "배포 전에 먼저 유출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 "'자기 정치' '관종' 비판 잘 알고 있다" 조 수석은 왜?

사실 조 수석의 페북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은 물론 패스트트랙 대치 상황에서 보수 야당 의원들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을 하면서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고요. 정의당 김종대 의원도 조 수석이 페북에서 '죽창가'를 언급한 것에 대해 "페북질은 전략가들이 할 일은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우리가 고민하지 않고 노래 부르고 '페북질'하고 이런 것들이야 지금 일단 공감은 가지만 전략가들이 할 일은 아니지 않나", "지금은 전략가가 나서야 한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 15일 '이상휘의 아침저널'-

조 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 활동에 대한 여러 비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청와대 참모가 현역 정치인만큼 활발한 페북 활동을 하는 것을 두고 "자기 정치"를 한다거나 "페북 중독" 심하게는 "관종"이라고 비판하는 걸 잘 알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조 수석은 이런 비판에도 '페북 활동'을 그만둘 생각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권력 기관의 개혁 등을 위해선 결국 국회 바깥에서 국회를 압박하는 게 중요한데, 자신의 페북 활동이 그런 여론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즉 민정수석으로서 업무를 수행하고 또 개혁 지지 여론을 모으는데 페이스북은 '좋은 스피커'가 된다는 판단이죠.

■ 조국 '법무 장관' 유력 검토…페북 활동은 계속?

조 수석은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유력 검토되고 있는 장관 후보자이기도 합니다. 조 수석은 사석에서 "민정 수석이 SNS 활동을 하는 게 불법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죠. 결국, 자신의 페이스북 활동이 '개혁'을 위한 '여론화' '긍정적인 압박'으로 작용하는 한 계속 활동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야당의 강한 반발에도 올해 하반기엔 SNS에서 종횡무진 활동하는 법무부 장관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