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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과잉 치료 였을까.

해마다 크게 늘어나던 갑상선암의 진단과 수술 건수가 최근 급감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이런 저런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갑상선암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암으로, 진단과 수술로 국내 종합병원들은 적지 않은 돈을 벌어왔다. 반면 국내 보험사들은 암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실적을 갉어먹었다. 하지만 올 봄을 기점으로 갑상선암 치료가 확 줄면서 보험사의 순익마저 개선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지난 3월 19일 의사연대(갑상선암 과다 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증상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갑상선암 검진은 불필요한 수술을 유발한다”며 “과잉검진은 중단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갑상선암에 대한 치료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예 하지 않거나 최대한 늦추는 현실에서 우리만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는 주장이었다.

이 소식이 언론을 타고 전해진 이후 주목할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갑상선 시술은 1~2월만해도 4000건 넘게 이뤄졌지만, 3월(3814건)→4월(3101건)→5월(2647건)→6월(2734건) 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30% 가량 줄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는 4년만에 갑상선 시술이 4만건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 미친 갑상선암

우리나라의 갑상선암 증가 추세는 폭발적이었다.

1999년 2866명에서 지난해 5만3737명으로 약 19배 증가했다. 2011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96.8명에 달한다.

의문은 한국의 갑상선암 환자수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다. 이웃나라 일본(6.5명)과 비교하면 15배나 된다. 과잉진료라는 의문이 나올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의사들의 도발적 문제제기와 해외의 가이드라인이 알려지면서 갑상선암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사연대 서홍관 박사(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최근의 갑상선암 수술 감소는 비정상적이었던 게 정상으로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라면서 “정상 범주가 되려면 수술 건수를 지금보다 더 많이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만간 나올 미국의 갑상선암 가이드라인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리나라 갑산성암 가이드라인의 초안은 혹 크기가 1cm가 될 때까지 관찰(observe)할 것을 권하고 있다. 반면 조만간 나올 미국의 가이드라인은 갑상선암 크기가 1cm이하면 아예 검사조차 필요없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갑상선에서 만져지는 웬만한 혹은 그냥 잊어버려도 된다는 얘기다.



◆ 웃고 있는 생보사

갑상선암의 진단과 치료 건수가 줄면서 웃고 있는 쪽은 생명보험사들이다.

올 3분기 생보사들의 실적은 당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장기 저축성 상품을 파는 생보사들은 자산운용 부분에서 수익이 떨어지면서 역마진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삼성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의 3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았다. 과거 90%까지 올랐던 위험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에서 지급된 보험금 비율)이 올 3분기에는 80%정도 까지 떨어지면서 수익을 확 끌어올렸다.

이처럼 위험손해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올 봄 이후 갑상선 관련 보험급 지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통상 생보사들이 파는 암보험과 질병보험 등은 갑상선암으로 진단만 받아도 수천만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갑상선암 수술이 줄면서 실손보험의 손해율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유안타증권 원재웅 연구원은 “생보사들의 당기순이익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갑상선암 과잉진료 논란 이후 위험손해율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갑상선암은 여전히 논란 중

갑상선암 과잉 진료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갑상선암을 수술하는 의사들이 주로 소속된 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는 여전히 수술을 권하고 있다. 한 대학병원 일반외과 전문의는 “0.5cm이상은 수술을 우선 고려해야 하고, 0.5cm이하라도 위치에 따라 수술을 검토해야 한다”며 “일괄적으로 수술을 하지 말라는 말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의사연대 관계자들은 “국제적인 의학 추세와 맞지 않는다”며 공개 토론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누가 말을 믿어야할지, 갑상선 환자들의 고민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