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가속 위험, 원전 전수조사 필요”…내부 우려 있었다_지브로 포커_krvip

“화염가속 위험, 원전 전수조사 필요”…내부 우려 있었다_리우데자네이루의 베토 카레로_krvip

[앵커]

KBS는 국내 원전에 설치된 핵심 안전 장치 중 하나인 수소제거장치에 결함이 의심된다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단독 보도했습니다.

한수원은 실제 원전에 설치된 장치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반면, 당시 실무진은 전체 원전의 수소제거장치에 대한 전수조사 필요성까지 언급할 정도로 문제를 심각하게 봤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임종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9년 독일 실험 결과를 받아든 한국수력원자력 연구팀 내부에서는 실험 중 '이상 사항'에 대한 초기 보고 내용이 이메일로 공유됐습니다.

장치 제조사가 내세운 수치보다 수소제거율이 낮다며, 상당수 국내 원전에 설치된 수소제거장치는 정상 작동이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수소를 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촉매가 손상돼 통제가 불가능한 불꽃 형태의 가루로 날려 불이 나는 현상을 크게 우려했습니다.

수소 폭발의 전 단계인 이른바 '화염 가속' 발생의 위험이 있어 즉각적인 설비 개선이 필요하다는 거였습니다.

[박종운/동국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 : "PAR(수소제거장치)가 성능이 안 나오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에요. 절대로 저렇게 돼서는 안 돼요. 저거는 엉터리에요. 만약에 저런 현상이 격납건물에서 발생한다 그러면 안 단 것만 못해요."]

연구팀은 후속 방안으로 전국 모든 원전에 설치된 수소제거장치에 대한 전수조사를 제시했습니다.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전력난을 각오하고라도 그걸 짚고 넘어갔어야 됐습니다. 그러니까 설치 시한을 미뤘어야 되겠죠."]

독일 실험에 쓰인 수소제거장치와 같은 재질의 촉매를 쓰는 다른 회사 제품들에 대해서도 재평가 실험이 필요하다고도 했습니다.

아울러 앞으로 납품될 장치에 대해서는 독일 실험에서 불붙은 촉매 가루가 관찰됐던, 원전 사고와 유사한 상황의 실험을 추가하는 등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달았습니다.

이처럼 내부에서는 수소제거장치의 결함 가능성이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최종 보고서에서는 전수 조사나 규격 수정 제안 등의 후속 조치는 모두 빠졌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최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