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값 상승…‘매물 부족이 원인’ _베팅 상담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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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아파트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통상 설 연휴가 임박하면 겨울 비수기에다 명절 분위기로 인해 아파트값이 안정되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불안한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에서 촉발된 상승세는 일반 아파트값까지 떠받치고 있고, 판교 재료로 인해 분당.용인 등지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매물이 거의 없고, 실 거래가 뒷받침된 시세라는 점에서 3월 판교 분양을 앞두고 아파트값에 대한 불안심리를 증폭시키고 있다. ◇매물 없어 `부르는 게 값'= 22일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34평형이 10억원에 팔렸다는 소식이후 5천만원 뛴 10억5천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서울시가 재건축 용적률을 230%로 완화하려다가 다시 210%로 강화하기로 했지만 아랑곳 않는다. 정책에 대한 불신감 때문이라는 것. 명지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귀하다보니 부르는 게 값"이라며 "값이 비싸지만 정권이 바뀌면 재건축 규제도 언젠가 풀릴 것으로 보고 집을 산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최근 2주 새 36평형은 13억원에 3가구, 34평형은 10억3천만원에 3가구씩 총 6가구가 팔렸다.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매물이 귀하다보니 34평형의 경우 12억5천만원에서 겨우 2, 3채 팔리고 13억원이 실거래가로 굳어졌다"며 "어쩌다 한 채만 팔려도 실거래가가 급등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강남구 청담 한양 35층 재건축 허용 이후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재건축 재료들도 매물 감추기에 한 몫한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경우 아파트지구 기본계획 확정에 이어 서울아파트의 77층 재건축 추진 소식이 돌자 이 일대 아파트값이 한주 새 1천만-3천만원씩 올랐다. 여의도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일부는 기존 용적률이 200%가 넘어 재건축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는데도 기본계획 확정을 무조건 호재로 받아들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당장 힘들어도 언젠가 재건축이 될 것으로 보고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린다"고 말했다. 그렇다보니 일반아파트도 덩달아 강세다. 강남구 개포우성 1차 31평형은 최근 매물이 11억5천만-12억원선에 나온다. 평형별로 2-3개 매물이 있지만 그나마 호가가 높은 것 뿐이다.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오랫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한 재건축 아파트값이 오르니 그보다 주거여건이 나은 일반아파트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매물 부족 원인은= 강남권의 공인중개사들은 8.31대책의 세금 규제가 매물난을 심화시킨다고 말한다. 집을 팔고 싶어도 당장 세부담이 너무 크다보니 집 팔기를 미루는 것이다. 정부는 8.31대책이 시작되는 올 한해 세금 부담을 느낀 2주택 이상 보유자들이 집을 팔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대치동 아성공인 관계자는 "강남권의 1가구 2주택 보유자는 주로 50-60대"라며 "이들은 양도세를 2억-4억원씩 내고 집을 파느니 직장인인 자녀에게 증여세를 내고 물려주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매물이 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재건축은 정부와 지자체간의 오락가락 정책으로 불신이 쌓인데다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공약'이 나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매물 부족을 낳고 있다. 당초 8.31대책의 부작용으로 예상했던 `좋은 단지로 갈아타기'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잠실동 송파공인 최 사장은 "최근 이 지역 주택 구매자들은 살던 집을 처분하고 대체 취득하려는 경우가 많았다"며 "결국 주택 수를 줄이는 대신 인기지역은 수요가 몰려 집값이 오르고, 비인기지역의 주택은 팔아 값이 떨어지는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권 매물 부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 잠실동 유진공인 이형민 사장은 "이미 세금이 두려운 사람은 지난해 8.31대책 발표 이후 많이 팔았고, 막상 법이 시행되니 `버티기'로 돌아섰다"며 "강남권은 정부 기대만큼 매물이 쏟아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초구 잠원동 양지공인 이덕원 사장은 "정부가 준비중인 2차 부동산 대책에는집값 안정과 함께 매물을 유도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