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위기…국내 금융시장도 ‘혼돈’ _포커에 대해 읽어보세요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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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기간 터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과 메릴린치 매각이라는 미국발 금융 쓰나미로 16일 국내 금융시장도 후폭풍에 휩싸였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40원대로 급등했으며 시중은행 딜링룸은 달러 급변동이 예상보다 크자 패닉 상태에 빠졌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이번 사태로 해외차입이 더욱 어려워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고, 한국은행은 긴급 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을 논의하는 등 분주했다. ◇ 딜링룸.."혼돈 그 자체" 이날 시중은행 딜링룸에는 외환시장 개장 전부터 살얼음판과 같은 긴장이 감돌았다.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의 충격으로 역외 원.달러 환율이 16.0원 급등한 1,120원으로 마감했기 때문에 이날 환율 급등은 예고된 수순이었지만 개장과 동시에 환율이 18.9원 급등한 1,128.0원을 기록한 뒤 곧바로 1,130원을 돌파하자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딜러들의 전화통은 주문 전화를 넣는 전화로 불이 났으며 장중 1,140원을 넘어서자 외환당국의 개입을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거의 혼돈 그 자체"라고 전했다. 딜러들은 연휴기간 터진 미국발 금융쇼크로 이날 시장 혼란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큰 출렁임에 모두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시중은행 딜러는 "환율 변동이 너무 급격해 뭐라고 설명하기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너도나도 달러화 매수주문에 나서고 있어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 은행권, 달러 자금난 심화 우려 국내 은행들은 가뜩 어려워진 달러 해외 차입이 더욱 어려워질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필요한 달러 자금은 사모형태로 이미 80∼90% 가량 조달해놓았기때문에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지만 공모를 통해 장기물을 발행할 경우 비용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자금 조달을 위해 달러화 이외에 새로운 통화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은 편이다. 우리은행 자금 담당자도 "가뜩 외화지금 조달이 쉽지 않은 데 연말까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달러 조달 비용도 상당히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 국내 은행들은 리먼 브러더스의 주식파생결합상품이나 유가 증권에 투자한 금액이 거의 없어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금리, 환율, 주식 등 금융권 전 분야에 미치게 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특히 중기적으로 수출 감소나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이어져 은행의 건전성을 압박할 것으로 우려했다. ◇ AIG생명.손해보험 대책 마련에 분주 미국 본사가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AIG생명.손해보험의 국내 지점은 이날 오전 긴급 회의를 열고 가입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날 오전부터 이들 회사로는 자신의 보험 계약이 안전한지를 묻는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AIG생명 관계자는 "아직 본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내용은 없다"며 "무엇보다 고객들이 자신의 보험 계약에 대해 불안해하는 만큼 안심시킬 수 있도록 고객 공지를 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AIG생명은 총 자산 7조1천억원에 320만건의 계약을 보유하고 있지만 설령 미국 본사가 파산하더라도 보험금 지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이 146.6%에 달해 보험금은 어떤 경우에도 정상적으로 지급된다"며 "변액보험 역시 가입 당시 원금 보장을 약속한 상품은 모두 보호받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회사가 파산할 경우 계약자가 낸 보험료도 최고 5천만원까지는 보호를 받을 수 있다. AIG손해보험 한국 지점은 6월 말 기준 자산총액이 2천365억원이며 국내 계약은 120만여건에 달한다. AIG손보 관계자는 "AIG 서울지점들은 예금자보험법에 따라 예금보험공사에 보험료를 내고 있고 금융감독 당국이 정한 기준에 따라 지급 준비금을 갖추고 있어 보험금 지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 한은 "금융시장 점차 안정 찾을 것" 한은은 오전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당분간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등 시장의 불안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한은은 국내 금융기관들이 리먼 브러더스 증권 및 파생금융상품 보유 잔액은 7억 달러, 메릴린치 채권도 6억4천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 사정 역시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함에 따라 상당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스와프 시장의 수급 불균형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당분간 국제 금융시장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필요할 경우 스와프 시장을 통한 외화자금 공급을 확대해 시장참가자들의 심리 안정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