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범죄자냐?”…중국, 격리자 ‘방역 팔찌’ 논란_메가세나 게임 승리 공감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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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전에서 베이징시 창핑구에 도착한 한 누리꾼은 자가 격리가 끝나는 날을 하루 앞두고 거주위원회 방역 담당 직원에게 팔찌처럼 보이는 '무엇'인가를 받았습니다.

'제로 코로나' 방역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국내 이동이라고 해도 중·고 위험 지역에서 온 사람일 경우 지역에 따라 자가 격리를 하게 시키는데요.

자가 격리 중인 누리꾼이 받은 방역 팔찌(왼쪽). 팔찌 설명서(오른쪽) (출처: 천목신문)
언뜻 보면 스마트 워치같이 보이는 이것은 다름 아닌 '전자 방역 팔찌'였습니다.

이 누리꾼은 중국 SNS 웨이보 계정에 "방역 담당 직원이 찾아와 '방역 정책이 바뀌었다'면서 체온 측정용 전자 팔찌를 주며 24시간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방역 팔찌를 착용한 모습 (출처: 바이두)
담당 직원은 방역 팔찌를 목욕할 때와 기기를 충전할 때를 제외하고는 24시간 착용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마지막 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7일 동안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현지 매체 관찰자망에 따르면 담당 직원조차 "이 정책은 터무니없다. 우리는 당신보다 더 짜증이 난다."고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최초 ‘방역 팔찌’ 문제를 폭로한 네티즌의 원문은 웨이보에서 사라졌다. 대신 이 네티즌은 자신의 글을 인용한 신문 기사를 계정에 올려놓았다. (출처: 웨이보)
방역 팔찌를 폭로한 누리꾼은 특히 이 팔찌를 통해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것은 아닌지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전자 팔찌가 체온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관련 앱을 다운 받아 기기 고유번호를 입력하고 휴대전화와 연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누리꾼은 이 팔찌가 자신의 동선을 기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자 족쇄와 거의 비슷하다. 착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웨이보에는 자신도 전자 팔찌를 받았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중국 매체 천목신문 등도 베이징시 창핑구, 순이구와 차오양구 등의 격리자들이 같은 방역 팔찌를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누리꾼들 "전자 족쇄"결국 '방역 팔찌'는 회수 

이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방역 팔찌를 한국의 성범죄자를 감시하는 '전자 발찌'에 빗대며 비난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베이징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자가 격리자에 대한 전자 팔찌 착용 규정은 없다."면서 "지역 사정에 따라 다른 방역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방역 팔찌를 제작한 회사는 "전자 팔찌는 지능형 온도계"라면서 "개인적인 위치를 추적하지 않는다. 단지 신체 건강 상태(심박 수, 혈압 등)를 측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처음 상황을 웨이보에 공유한 누리꾼은 이후 거주위원회에서 방역 팔찌를 회수했다고 후기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방역 팔찌를 폭로했던 글은 웨이보에서 삭제된 상태입니다. 검열에 의한 조치로 추정됩니다.

장쑤성 우시에서 주민들에게 코로나19 음성 확인 도장을 신체에 찍었다가 물의를 빚었다. (출처: 웨이보)
중국에서는 확진자 0명을 목표로 '제로 코로나' 방역 실현을 최우선으로 삼으면서 기본권조차 지키지 않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앞서 1월 4일에는 산시성 시안의 임산부가 PCR 검사 결과를 요구하는 병원 때문에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해 유산했습니다. 또 7월 초 장쑤성 우시에서는 가축 검역 도장을 연상케 하는 코로나19 음성 확인 도장을 주민 신체에 찍었다가 반발이 거세자 당국이 사과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