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찬 앵커 :
다음 소식 전해 드립니다. 5만원짜리 상품권 2장을 가지고 10만원어치의 물건을 살 수 없는 희한한 상품권이 있습니다. 한장만을 인정해주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지불해야만 합니다. 이 상품권은 거의 공짜로 유통되면서 상품권으로 고객을 유인한 뒤에 현금장사 하겠다는 구두판매상의 얄팍한 상혼이 만들어낸 정말로 기가막힌 아이디어입니다.
박재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재용 기자 :
서울의 한 구두직매장입니다. 상품권으로 구두를 사려는 손님이 판매원과 심한 언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5만원짜리 상품권 2장을 가지고 있어도 한장만 인정하겠다는 매장측의 억지 때문입니다.
"(상품권)두장으로 해달라. 8만5천원이니까 두장이면 10만원인데 안된다고 한다. (나머지)한장은 못쓴다"
이 구두상품권은 지난 94년초 회사가 부도가 날때쯤 대량으로 발행됐습니다.
⊙채권단 관계자 :
그 당시에 백여만장 발행됐는데 아직도 20여만장 남아 있는 것 같다.
⊙박재용 기자 :
최근까지도 한번에 수천장씩 사채업자들 사이에서 유통되고 있고 새로운 표시까지 한 상품권도 나돌고 있습니다.
⊙대리점 직원 :
처음 보는 것이다. 이렇게 찍혀서 나온 것은 처음 보는데 (원래) 없었다.
⊙박재용 기자 :
이 상품권은 한장에 5만원이지만 실제론 천원도 채 안됩니다. 부도가 난 상품권인데다 유통되는 수도 엄청나 거의 휴지조각이나 다름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유소에서는 엔진코팅제를 살 경우 공짜로 끼워주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얻어진 상품권이 소비자를 매장으로 유도해 구도판매점들이 교묘히 현금장사를 하는데 이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품권 유통업자 (통화) :
구두값을 올리는 것이다. 구두 하나에 15만원 10만원 하는데 5만원 쳐줘도 (이익이)남는다. 자기들 장사수단이다.
⊙박재용 기자 :
문제가 확산되자 뒤늦게 재정경제원은 유통기한을 4월말로 제한하는 미봉책을 세웠지만 지금 이시간에도 소비자들은 계속 기만당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재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