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관제사 경고 없었다”…관제책임 여부도 판단_블레이즈 베팅 위키피디아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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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속도설정 정상작동 여부 확인중…조종사 "강한 불빛에 눈 안보여" 조종사 조편성·대피 신속성 문제도 제기…성급한 확대해석 경계 지난 6일(현지시간) 착륙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접근할 당시 관제사가 고도·접근각 등 이상 상황에 대한 경고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미국 항공당국은 사고 당시 관제탑과의 교신 문제, 조종시스템의 결함, 불빛에 따른 조종사 시야 방해, 조종사 조편성에 따른 문제, 착륙 직후 대피 과정상 문제 등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 당국은 이번 사고의 원인이나 책임에 대한 성급한 확대 해석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 "관제사 경고 없었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번 사고와 관련한 조종사와 관제사 간의 교신 내용을 분석한 결과 착륙 접근 당시 관제사가 경고한 것은 없었다고 11일 밝혔다. 최 실장은 이날 오후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히고 "관제사가 직무를 어떻게 수행했는지 조사중이다. 관제사 책임 여부도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최 실장은 그러나 공항 관제탑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사고가 일어났을 수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착륙 허가가 나오면 조종사 책임하에 착륙한다"고 선을 그었다. ◇ 자동 속도설정 정상작동 여부 확인중 이보다 몇 시간 앞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은 10일(샌프란시스코 현지시간) 브리핑을 열고 지금까지 이뤄진 조사 현황을 설명했다. 허스먼 위원장은 "착륙에 앞서 자동으로 속도를 유지해주는 '오토스로틀'을 작동시켰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는 취지의 사고기 조종사 진술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조종사들은 충돌 34초 전인 고도 500피트(150m)에서 오토스로틀 속도를 137노트(시속 254㎞)로 설정하고 오토스로틀이 작동하는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고 속도가 떨어졌다고 사고조사반에 진술했다. 사고 당시 오토스로틀이 오프(OFF)가 아니라 작동가능(ARM) 상태였던 사실은 NTSB 조사에서 확인됐으나, 작동개시 상태였는지나 실제로 작동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오토스로틀은 ARM 상태로 놓는 것만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 상태에서 원하는 속도를 설정한 뒤 시작 버튼을 눌러줘야 작동한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기장이 설정 변경 작업에 이어 시작 버튼을 눌렀는지, 제대로 설정하고 시작 버튼을 눌렀는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등은 밝혀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허스먼 위원장은 자동 비행 시스템에 관해 설명하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설사 자동 속도 장치가 고장났다고 해도 조종사에게 최종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조종사가 오토스로틀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하는 책임에 소홀했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 충돌 34초 전 강한 불빛에 조종사 시야 방해 사고기를 조종한 이강국 기장은 지면과 충돌하기 34초 전에 강한 불빛에 잠시 눈이 안 보이는 상태였다고 미국 조사당국에 밝혔다. 이 기장은 착륙 직전 500피트 상공에 도달했을 때 지상에서 비춘 강한 불빛 때문에 잠시 눈이 안보이는 상황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허스먼 위원장은 전했다. 레이저포인터 불빛이냐는 질문에 허스먼 위원장은 "분명하지 않다"면서 "현재로선 조사해 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허스먼 위원장은 이 점이 사고 발생에 영향을 줬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조종석 뒤에 앉아서 착륙 과정을 지켜봤던 교대 기장은 기체 꼬리 부분이 너무 낮아 기수가 들려진 탓에 활주로를 육안으로 볼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 비행 전 정상 수면·휴식 NTSB가 사고 72시간 전부터 사고 시점까지 조종사들의 행적을 조사한 결과 수면과 휴식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강국 기장과 이정민 교관 기장은 이륙 때 조종간을 잡았고 태평양을 건널 때 교대 기장과 교대 부기장에 조종석을 맡기고 휴식을 취하다 착륙 90분 전에 다시 조종석에 복귀했다고 말했다. ◇ 조종사 조편성 문제 지적 허스먼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강국 기장과 이정민 교관 기장이 함께 조를 이뤄 비행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또 이강국 기장이 보잉777 기종을 몰아 본 경험이 10차례 35시간에 불과하며 이 기종으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는 것이 처음이었다는 점과, 이정민 부기장이 교관 역할을 맡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다 는 점도 지적했다. 이는 경험이 충분하지 않고 함께 호흡을 맞춘 적도 없는 관숙비행 기장과 교관을 함께 배치한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 조편성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NTSB가 들여다보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와 달리 "누구에게나 초보 시절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제대로 훈련만 받았다면 전에 함께 비행한 적이 없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또 허스먼 위원장은 통상 지휘조종사가 왼쪽에 앉는데 이번 비행에서는 오른쪽에 앉은 교관기장이 지휘조종사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런 상황이 팀워크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지 조종사 단체들과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해 국토부는 NTSB가 기장과 부기장의 좌석이 바뀌어 있었다는 점도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브리핑 내용을 전했다. ◇ 충돌직후 즉각 승객 대피 안 시켜…적절성 논란 NTSB 조사에 따르면 기장은 꼬리 부분이 잘려나간 동체가 활주로를 벗어나 360도 회전한 뒤 멈춰서고도 승객들을 자리에 그대로 앉혀놓으라고 승무원에 지시했다. 당시 기장은 관제탑과 교신하고 있었다. 상황이 허용하면 항공기 비상사태 때 90초 이내에 승객들을 대피시켜야 하지만 승무원들에게 그렇게 지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허스먼 위원장은 "승무원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봐야겠다"고 말했으며, 최정호 실장은 "조종사는 관제사와 바로 교신해야 하고 활주로 상황도 파악해야 한다. 이런 절차를 거쳐 대피가 이뤄 진다"고 설명했다. 충돌 후 약 90초가 지난 뒤 2번 탑승구에 있던 승무원이 동체 외부 중간쯤에 치솟는 불길을 창문을 통해 목격하고 이를 조종실에 보고된 뒤에야 탈출이 시작됐으며, 그때야 비상구가 개방되고 탈출용 미끄럼틀 이 펼쳐졌다. 구급차는 2분 이내 도착했고 3분 이내에 화재 진압을 시작하는 등 비교적 신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1번 비상구와 2번 비상구에서 펼친 탈출용 미끄럼틀이 비행기 안쪽으로 펴지면서 승무원 2명이 깔렸고 이 중 한 명은 다리가 부러졌다. 떨어져 나간 동체 꼬리 부분을 통해 밖으로 튕겨나간 승무원은 당초 알려진 2명이 아닌 3명이라고 NTSB는 밝혔다. 이들 3명은 아직 조사를 하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