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발(發) 집값 상승 ‘후폭풍’ 심상찮다 _좋은 포커 플레이 일정_krvip

강북발(發) 집값 상승 ‘후폭풍’ 심상찮다 _빙고 베팅_krvip

최근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뛰면서 이 일대를 중심으로 전형적인 집값 상승기의 '이상 징후'들이 감지되고 있다. 집값이 하루가 멀다하고 뜀박질하자 매도자들이 해약을 요구하는가 하면, 계약 직전 갑작스레 가격을 올려 계약이 무산되는 등 매도-매수자간의 갈등이 속출하고 있다. 또 강북의 소형 위주 상승세는 이달 들어 중형 아파트까지 번지고, 상승 지역도 수도권 외곽 등지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얼마 전 강북 일부지역의 가격 담합 움직임과 중개업소의 시세 제공 포기, 정부 단속 등도 집값 상승기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7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강북발(發) 집값 상승세는 2006년 하반기 서울, 수도권 집값 상승기때와 많이 닮았다"며 "총선 이후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화에 영향을 끼칠 만한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 '해약해달라, 집 안판다' 갈등 속출 = 2006년에는 9월 파주신도시와 은평뉴타운의 고분양가 논란, 10월 인천 검단신도시 발표 등을 계기로 서울, 수도권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뛰었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집값 추가 상승을 기대한 매도자들의 해약 요구가 빗발쳤고, 계약 직전에 거래가 취소되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 당시 그 모습이 최근 서울 강북권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나타나고 있다. 지난 2-3월 집값이 단기에 급등하면서 해약 문의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강북구 상계동의 A씨는 지난 1월말 3억2천만원에 아파트를 매매했으나 잔금일인 지난 달 말 이 아파트가 4억원까지 8천만원이 치솟자 해약을 요구했다.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 같고 이 아파트를 다른 사람에게 4억원 이상에 판다면 계약금의 2배인 6천400만원(배액배상)을 물어줘도 돈이 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중도금을 받아 매수자 동의없이는 해약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결국 매수자가 1천만원을 더 부담하는 선에서 계약을 마무리했다.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계약부터 잔금까지 통상 두 달을 잡는데 집값이 자고나면 올라 있다보니 실제 계약이 파기되기도 한다"며 "이 때문에 매도자와 매수자간에 얼굴 붉히는 일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최근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의정부시 민락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잔금받을 때쯤 되면 처음 매매했던 금액보다 수천만원씩 올라 있으니 매도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매수자와 가격 협의가 잘 안된 경우에는 매도자가 중개수수료를 못내겠다고 버텨 불똥이 중개업소로 튀기도 한다"고 말했다. 계약 당일에 매도자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올려 계약이 무산되거나 신경전을 벌이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지난달 하순 동작구 흑석동 M아파트를 6억3천만원에 사기로 한 강모(36)씨는 당일날 계약 장소로 가는 길에 중개업소로부터 "매도자가 1천만원을 더 올려주지 않으면 안팔겠다고 한다"는 연락을 받고 기가 막혔다. 강씨는 "상호 협의하에 거래 가격을 정해놓고 계약 당일에 일방적으로 1천만원을 올려달라니 황당했다"며 "일주일을 고민하다가 다른 대안이 없어 결국 계약을 했지만 매우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 '소형→중형, 강북→수도권' 상승세 확산 = 올들어 노원구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는 도봉구, 성북구, 중랑구, 동대문구 등지로 번진데 이어 이달 들어 주택형도 소형에서 중형으로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 노원구의 경우 지난 달까지 56-79㎡만 강세였으나 물건이 없다보니 이달부터는 92-109㎡의 중형까지 오름세다. 상계동 보람아파트 109㎡는 지난달 말까지 3억9천만원이었으나 열흘이 못돼 4억2천만-4억3천만원으로 3천만-4천만원 뛰었다. 상계동 88공인 김경숙 대표는 "2-3월에 소형 주택형이 한참 거래될 때는 임대사업 등을 목적으로 한 투자수요가 많더니 최근에 팔리는 중형에는 실수요자까지 가세했다"며 "소형은 매물도 없지만 가격 상승폭이 커 중형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계동 역시 지난달 까지 59㎡가 가장 인기였으나 이달 들어 중형에 수요자가 몰리며 경남.롯데.상아 102㎡는 지난 달 말보다 2천만원 정도 올라 현재 4억6천만-4억7천만원을 호가한다. 강북 아파트값 상승세는 경기 북부지역 아파트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 주 아파트값은 의정부시가 0.72%로 뛰었고, 양주(0.25%), 동두천(0.14%), 남양주시(0.11%) 등 강북 인근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지난해 집값이 많이 올랐던 의정부시는 연초에 상승세가 잠시 주춤하더니 지난달 말부터 다시 상승폭이 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집값 상승세가 경전철, 변전소 이전 등 개발 재료에 의한 것이었다면 올해 상승세는 '강북발(發) 후폭풍'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용현동 신도타운공인 김미경 사장은 "최근 이 지역 아파트 매수자들은 서울 상계동 등지에 매물이 없어 건너온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신한.길훈.현대 아파트는 1천830가구 대단지에 매물이 단 2개밖에 없을 정도로 서울 사람들이 거래를 싹쓸이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강북과 수도권 외곽지역 집값 상승세는 대출이나 세금 규제가 적은 6억원 이하가 중심이 된 일종의 '소외주의 반란'"이라며 "시장 영향력이 큰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은 아직 잠잠하지만 강북의 상승세가 오래 지속된다면 강남 등도 전혀 무관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이주 시기 관리로 수급 조절" = 국토부는 강북권의 집값 불안을 이사철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각종 개발호재가 어우러진 결과로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 강북권에서는 새로 입주하는 주택보다 이주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주 시기를 분산시키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강북권의 이주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들지만 작년의 2만1천가구보다는 많을 것으로 전망돼 이 지역의 신규 입주 아파트 1만6천가구보다 많다. 즉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 이는 작년 말에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서둘러 관리처분인가신청을 한 영향으로 통상 6개월-1년 사이에 관리처분인가가 나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안에 이주가 시작되는 단지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강북권 이주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경기 북부지역까지 포함하면 올해 입주 물량이 3만1천가구를 넘을 것으로 추산하며 집값 상승이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토부는 그러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공급이 부족해지는 문제를 막기 위해 재건축.재개발단지의 이주를 분산시켜 나갈 방침이다. 한편 국토부는 강남권에서는 올해 3만8천가구의 신규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어 강남권은 대체적인 안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