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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날, 학생이 아닌 교사가 보낸 선물같은 영상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비교적 옛날 세대가 돼 가고 있는 본 기자는 '스승의날' 이라고 하면, 으레 스승의 은혜 노래가 떠오릅니다.

그와 동시에 선생님께 어떤 선물을 해드려야 하나, 일주일 전부터 고민합니다.

그리고 어떤 편지와 교실 꾸밈으로 선생님을 감동시켜 드릴지 학급 학생회 친구들과 논의하곤 했었습니다.

코로나19로 등교는 미뤄지고, 학생들과 교사 모두 처음 해보는 원격수업에 지치는 가운데 이른바 이태원발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앞으로의 등교가 교육 당국 계획대로 원활하게 이어질지 걱정됩니다.

과연 교사와 학생들은 만날 수 있을까....

그렇게 현 상황과 관련된 스승의날 취재를 하는 도중 오늘(15일) 아침, 선물같은 영상을 보게 됐습니다.

아침만 해도 불과 수십 건밖에 안 되는 조회수는 수만 건으로 대폭 늘었습니다.
(https://youtu.be/FEFhRRJtRBs)

단순히 아이들이 보고 싶다는 말랑말랑한 이야기 말고도 교사들이 그동안의 원격수업에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실수, 경험담도 재미있게 가사에 반영됐습니다.

왜 이런 영상을 현직 교사들이 만들게 됐을까.


"'괜찮아, 모두 잘하고 있어' 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교사 뮤지컬단 '오픈런' 대표를 맡고 있는 경기도 남양주 장내중학교 방정은 교사와의 일문일답입니다.

Q1)이 영상을 왜 만들게 된 건가요?

A1)저희는 지난 2월 교사 뮤지컬단을 창단했어요. 그런데 창단과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돼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함께 위로하고 공감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던 차에 '원격 수업'이 이뤄지고 있으니, 우리들도 '원격 합창'을 해보자는 의견이 단체 SNS 대화방에서 나왔죠.

함께 작업한 박서영 음악 선생님이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one day more'를 개사하자는 제안을 했고요. 그리고 지난 1일부터 2주간 제작했습니다.

고척고 김미리 음악 선생님이 파트를 나누고 각 파트의 멜로디를 일일이 음원으로 만들어 배포했고요, 이를 듣고 연습한 뒤 영상을 찍어 보내도록 했습니다.


Q2) 영상을 통해 궁극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건가요?

A2) 가장 중점적으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모두 잘하고 있어'입니다.

학생, 학부모님, 교육당국, 선생님들 모두 처음 겪는 이 상황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크고 작은 실수들에 몸과 마음이 무너지고 정말 외로운 때를 보내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처음'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좌절될 수 있기에 그만큼 응원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둘째로, 선생님들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학교 현장을 와보시면 알겠지만, 모든 선생님들이 '명확한 지침의 부재, 매체의 한계, 교과의 특성, 익숙하지 않은 플랫폼 활용'에도 불구하고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 최선의 기저에는 교육과 학생을 향한 '교육전문가의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그 마음을 담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Q3)코로나19 상황때문에 한번도 모여서 작업을 하지 못했다고 들었어요, 교사들이 영상도 원격으로 만들고 노래도 원격으로 부르면서 가장 많이 나눈 대화는 뭐였나요?

A3) 가장 많이 나눈 대화는 음원 편집, 영상 편집을 맡은 실무자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재밌었던 건, 레미제라블 주제곡 개사를 이미 마쳤는데 갑작스레 '등교 개학'이 결정됐어요.

그러니까 원래 가사 중에는 "아이들 등교 언제하나"란 가사가 있었는데 급하게 가사를 수정했습니다. "아이들 등교 언제 하나" 에서 "쓸쓸한 교실 텅빈 책상" 으로요.

어려웠던 점은, 기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각자 집, 학교에서 영상을 찍고 이를 한꺼번에 합쳐서 편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합창 부분에서 조금씩 박자가 안 맞고 음량이 다른 부분을 후작업으로 조절해야 했습니다.

고척고 김미리 음악 선생님이 이를 맡아주셨는데, 13명의 합창을 일일이 조절해주느라 노래를 300번 넘게 들었다고 합니다.

영상 편집을 맡아준 동작고 양수정 음악 선생님의 경우엔, KTX 기차 속에서도 편집을 할 정도로 열심히 해주셨어요. 점점 눈이 빨개져가는 선생님을 보며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했고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4)등교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방역 준비나 등교 시점 등에서 교사들의 우려가 있는지요?

A5)힘든 시기를 겪고있는 만큼 등교 수업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 사실이지만, 섣부른 결정으로 상황이 악화될 수 있기에, 단위학교에서는 방역에 관해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생각하면 교사로서 걱정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등교시점이 미뤄지는 것이 맞다 싶다가도 서로의 상황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힘들어지니 아이들이 얼른 학교에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동시에 듭니다.

그리고 그동안 원격수업에 있어 많은 교사들이 명확한 지침의 부재, 매체의 한계, 교과의 특성, 익숙하지 않은 플랫폼 활용 등의 이유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수업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를 느끼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가장 미안합니다. 힘들 때마다 학생들을 생각하며 버텨냈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선생님들끼리 유대하며 서로를 돕고 격려했던 기억이 따뜻하게 남아있습니다.


'스승의날'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

교사노동조합연맹이나 전교조 등 일부 교사노조나 교원단체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또 심심찮게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글이 올라옵니다. '스승의날' 개념을 '교사의날'이나 '교육의날'로 전환하자는 주장이죠.

스승의날은 지난 1963년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에서 5월26일로 정하고 사은행사를 시작했지만, 1965년부터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바꿔 학교나 단체가 행사를 진행해왔습니다.

이후 1973년 정부 방침에 따라 사은행사를 규제하면서 폐지됐지만, 1982년 스승을 공경하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다시 부활시켰습니다.

일각에서 스승의 날 명칭을 바꾸자거나 스승의 날을 없애자고 주장하는 건, 오히려 교사나 교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시대 변화에 따라 스승의 날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거죠.

교사노동조합연맹 김용서 위원장은 "우리 교사 스스로 스승이라 칭하면서 기념해달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사 스스로 전문성을 향상하고 교원의 지위를 향상하기 위해 교사의날로 지정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학생이나 제자들이 옛 스승을 찾아서 은혜를 기리는 측면이 있다면 교사는 교사 스스로 주체가 돼서 자신들의 지위를 향상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활동을 주체적으로 하자는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마지막으로, 제39회 스승의날을 맞아 스승과 스승의날이라는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교사 뮤지컬단원 분들을 위해 뮤지컬 마지막 공연에서도 이따금씩 하는 이른바 '롤콜(이름부르기)'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교사 뮤지컬단 '오픈런' 단원

방정은 (장내중) 김미리 (고척고) 김세라 (고양송산중) 박서영(선린중) 위찬우 (북서울중) 이슬기 (염경중) 서형준 (문래중) 박정훈 (수도여고) 양수정 (동작고) 유병용 (수도공고) 송소현 (조원고) 김태송 (대방중) 임하람 (오픈런 보컬코치) 한수련 (수락중) 최재선(성동글로벌경영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