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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ZTE 제재는 서막에 불과

지난 4월 25일 미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법무부를 인용해 중국 관련 눈길을 끄는 기사를 내놨다. 미국 법무부가 세계 3대 스마트폰 제조 업체인 중국 화웨이를 조사중이라는 기사였다. 화웨이가 對 이란 제재를 위반했는지 여부가 핵심 혐의라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미국 상무부가 4월 16일, 對北.對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장비업체인 ZTE와 7년간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도록 하는 제재조치를 취한지 열흘도 안된 시점에 새로운 통신업체에 대한 제재 가능성 기사가 나온 것이다. 對 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명분으로 하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이들 업체 제품의 해킹과 스파이 행위를 우려해 중국 IT 기업들에 대한 견제용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WSJ은 다만 화웨이가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또 법무부의 조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같은 중국 업체들에 대한 제재 조짐은 이미 두달 전 미 의회 상원 청문회에서부터 감지됐다. 중앙정보국과 국가안보국 등 6개 美 정보기관 수장들은 해킹 가능성을 우려하며 중국의 대표적인 두 곳의 통신업체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美 상원 의원들도 화웨이나 ZTE 통신 장비를 구매하거나 임차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미국 상무부는 일단 ZTE 경제제재를 풀어주기로 했다. ZTE가 대신 미 정부에 내야 하는 벌금은 1조 7백억원, 선심쓰듯 통신업체에 대한 고삐는 풀어줬지만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대 중국 압박은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알리는 서막에 불과했다.

불붙은 미중 관세전쟁...방아쇠는 미국이 당겼다. "추가 관세도 불사"


관세를 매개로 한 글로벌 경제 대국 G2 간 무역전쟁의 방아쇠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먼저 당겼다. 예고했던 대로 미국 동부시각 6일 0시, 중국 베이징 시각으로 6일 정오에 두 나라 관세 전쟁의 불이 붙었다. 대상은 중국산 제품 818개. 액수로는 340억 달러 우리 돈 38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들 제품에 대한 25%의 고율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2주 안에 추가적으로 160억 달러 제품에 대한 2차 관세 폭탄도 대기중이다. 〈America First〉를 내세우며 백악관에 입성한 트럼프 대통령의 가치관과 고집이 국제 무대에서도 숨김없이 드러낸 셈이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고려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제품을 자세히 들여다봐도 정보통신과 로봇공학, 항공우주 등 중국이 전략적으로 추진해 온 첨단 제조업이 대상이다. 중국의 대표 통신업체 두 곳에 대한 제재를 시행했거나 시행을 검토중인 미국 정부의 전략적 고려와 일맥 상통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중국이 보복 관세에 나서면 2천억 달러, 3천 억 달러 등 모두 5천 억 달러의 추가 관세 부과도 검토중이라며 중국을 겨냥한 특유의 엄포도 잊지 않았다.

中, '트럼프 팜벨트' 정밀 타격... "보복하되, 선택적으로 전투에 나서라"


"맞고만 잊지 않겠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보복을 예고해 왔던 중국은 같은 규모의 보복관세에 나섰다. 단 트럼프 대통령과 양대 스트롱 맨을 자처하는 시진핑 주석은 "보복하되, 선택적으로 전투에 나서라"는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중국이 겨냥한 미국산 제품은 눈여겨 볼만하다. 폴 라이언(공화당) 하원의장 지역구인 위스콘신에서 생산되는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지역구인 켄터키 주의 버번 위스키 등 공화당 지지층이 집중된 농업지역과 러스트 벨트를 정밀 타격하고 있다.그만큼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가하겠다는 전략이 읽힌다.

중국 매체들은 원색적 용어를 써가며 반발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미국은 중국에 대해 경제 위협, 약탈과 침략 등 대립을 조장하는 언어를 사용했는데 이는 '제로섬 게임'과 패권주의. 냉전적 사고방식"이라고 비난했다. 관영 환추스바오와 글로벌 타임스는 "미국이 중국 첨단 산업을 봉쇄하려 하는데, 중국의 산업발전을 막을 권리가 없으며, 중국이 그런 말을 듣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국 산업 보호 명분...'글로벌 패권 경쟁'이 주요 배경


미국의 대 중국 통신업체 제재에서도 읽을 수 있듯 이번 관세 전쟁의 배경에는 중국의 IT굴기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속내가 여실히 드러났다는게 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계 경제 일인자 자리를 놓고 팽팽하게 힘겨루기를 해온 두 나라가 언젠가 한판 승부를 벌이는 것은 예고된 수순이었지만 첨단 기술을 앞세운 중국의 경제 침공을 미국으로선 더 이상 눈 뜨고 지켜볼 수 만은 없다는 것이다. 실례로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천 752억 달러로 전체 무역적자의 67%에 육박한다.

관건은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무역전쟁에서 누가 더 강력한 맷집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미국은 일단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덕에 일자리 상황이 완전 고용 수준인데다 기업들의 실적도 장밋빛 일색이다. 1분기 국내 총생산 증가율도 연 2%로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2분기엔 목표치인 3%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무디스 애널리틱스 분석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이 가열되면 내년 말까지 미국 내 일자리 14만 5천 개가 사라질 수 있으며 국내총생산도 내년 말까지 0.34% 줄어들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내놓고 있다.

미국과 비교하면 중국의 상황은 더욱 안좋다. 성장률이 연간 0.3% 포인트 가량 하락할 것이며, 무역 갈등 고조로 소비자 수요를 비롯한 중국 경제 기반이 약해지면 신용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G2 보복 유탄, 전 세계 경제 암운 드리울 수도...치킨게임 언제까지?

미중간 무역전쟁은 전 세계 경제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중국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과 캐나다, 멕시코와 일본, 한국 등 미국의 총구가 전방위적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무역 흑자를 줄이라는 미국의 압박에 따라 총 수출을 10% 줄이면 아시아 국가의 성장률은 평균 1.1% 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추산했다.

특히 한국 경제는 세계에서 6번째로 큰 위험을 안고 있을 정도로 관세 전쟁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 경제연구원도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 6천만 달러, 우리 돈 31조 5천억원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를 나타냈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이제 서막에 불과하다는게 더 큰 문제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의 다분히 정치적인 노림수라는 점, 글로벌 패권을 둘러싼 1.2위간 치열한 경쟁이라는 점에 미뤄볼 때 두 강대국간 치킨 게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미국 압박에 취약한 중국 경제와,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고려한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면 머지않아 두 나라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나라들이 '스트롱 맨' 트럼프와 시진핑 두 정상의 입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