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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 심사위원장…특별전도 진행 "커다란 하나의 방에 영화관도 있고 음식점도 있고 오케스트라가 연주도 하네요. 저에게는 이게 한국이에요."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의 국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스웨덴의 닐스 말므로스(65) 감독이 이렇게 첫 한국 방문 소감을 밝혔다. 축제가 열리는 용산역 일대의 종합 쇼핑몰을 묘사하며 농담처럼 한 말이다. 그는 "아직 다른 곳을 둘러보지 못했다"며 "이미지는 나중에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오전 용산에서 만난 그는 "항상 심사를 받기만 하다 처음 심사를 하게 돼 흥미롭다. 활발하게 영화를 만들 때는 심사위원을 할만한 여력이 없었는데 나이가 드니 여유가 생긴다"며 웃었다. 3회째를 맞은 축제는 올해 처음 국제경쟁 부문을 도입했다. 후보에 오른 8편을 놓고 심사하게 될 그는 '정직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정직한 영화여야 합니다. 영화를 더 드라마틱하게 만들려고 기교를 부리지 않아야 한다는 거죠. 보는 사람을 속이려 하는 영화에 대해선 굉장히 부정적입니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말므로스는 라스 폰 트리에와 함께 덴마크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성장 영화를 주로 만들어왔다. 최근작인 '아린 마음'은 상하이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번 축제에서는 그의 특별전도 마련, 그의 영화 11편 중 '지혜의 나무', '아르후스의 밤', '진실한 시간들', '아린 마음' 등 네 편을 상영한다. 말므로스 감독은 성장 영화를 주로 만드는 이유에 대해 "내가 다른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아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들의 세계, 교실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어른들의 삶만큼이나 드라마틱해요. 그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죠. 열두 살 때 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것은 엄청나게 큰 상처이고 사춘기 청소년이 끔찍하게 사악할 수도 있어요." 그는 현직 신경외과 의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신경외과 의사였던 아버지는 저도 신경외과 의사가 되길 바라셨어요. 어머니는 예술가가 되길 바라셨고요. 두 분 다 만족하게 해 드린 거죠." 그는 "의대에 다니면서 저녁에 간호 일을 하며 자금을 만들어 영화를 만들었고 그러느라 의대를 졸업하는 데 22년 반이 걸렸다"고 말했다. 말므로스 감독은 쉽지 않은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이유를 "고집이 세서"라고 밝혔다. "사람들이 저에게 의사가 되지 못할 거라고 했어요. 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의사가 됐고요. 또 무엇인가 감동적인 것을 보면 꼭 그것을 따라했어요." 그의 창조 욕구의 대상이 영화가 된 것은 고등학교 때 본 프랑수아 트뤼포의 '쥘과 짐'이었다. 그는 "그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난 여기 없고 병원에서 수술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와 영화감독을 함께하면서 큰 문제는 없어요. 언젠가는 의료 분쟁 문제를 다뤄야겠다는 의무감은 생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