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잡아라!”…유명희 막판 뒤집기 ‘총력전’_빙고 클럽이 지불합니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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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과 관련한 사실상 세계 유일의 국제기구, WTO. 164개 회원국을 가진 이 조직의 새 사무총장을 선출하기 위한 마지막 절차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현지시각 19일 시작됐습니다.

최종 후보 2명에 포함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막판 유세를 한창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각국 정상과 장관들과 통화하면서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주요 타깃은 유럽 국가들입니다. 유럽의 지지를 확보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입니다.


■ 유명희 '광폭 행보'.. 문재인·강경화 '족집게' 지지 호소

유명희 본부장은 지난 13일 WTO 본부가 있는 제네바에 도착했습니다. 15일 미국과 중국 등 제네바 주재 대사들을 초청해 지지를 당부한 데 이어, 16일에도 유럽연합과 일본 대표부 관계자 등을 호텔로 초청했습니다. 유 본부장은 WTO 개혁과 다자주의를 복원할 적임자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유 본부장이 직접 대면을 통한 광폭 행보를 벌이는 동안, 국내에서도 원격 지원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양국 정상 또는 두 나라 외교장관 사이의 직접 전화 통화를 통해 지지를 호소하는 '족집게' 방식입니다.

어제(20일) 문재인 대통령은 룩셈부르크와 이탈리아, 이집트 정상과 각각 통화하고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모든 대륙에 걸쳐 폭넓은 지지를 받는 유 본부장이야말로 WTO 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최적임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6일에는 주한 독일대사 등 6명으로부터 신임장을 제정받으면서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강경화 외교장관의 행보는 더 활발합니다. 역시 어제(20일) 덴마크, 폴란드, 오스트리아 3개국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이들 나라의 외교장관들은 모두 유 본부장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강 장관은 전날(19일)에도 역시 슬로베니아, 핀란드 외무장관과 각각 전화 통화했습니다. 역시 주요 논의 내용은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 요청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미하엘 라이펜슈톨 주한 독일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유명희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 "유럽 표심을 잡아라."

최근 이틀 사이 문 대통령과 강 장관이 통화한 8개 국가 가운데 무려 7곳이 유럽 국가들이었습니다.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덴마크, 폴란드,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핀란드 등 동유럽, 북유럽, 서유럽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이번 선거에서 유럽의 표심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결선이 시작될 때부터 유럽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들이 많았습니다. 역사적으로 식민지배 등을 통해 아프리카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점, 최근 다자주의보다는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미국의 행보를 견제하기 위해 아프리카 후보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반면 WTO 사무총장 선거가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경쟁으로 판도가 갈린다면, 유럽은 유 본부장을 지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최근 우리 정부의 유럽 맞춤식 지지 호소는 이런 형세 판단에 기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오늘(21일) 유럽이 응고지 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글을 실었습니다. 이번 WTO 선거에서 미국과 유럽의 의견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은 유 본부장을, 유럽은 또 다른 후보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선호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유럽 연합이 현지시각 21일 수요일, 응고지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힐 수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유럽연합은 5명의 후보를 2명으로 추렸던 2차 라운드에서, 유명희 본부장과 응고지 후보 2명 모두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 상대 후보 "79개 나라가 나를 지지"

또 다른 사무총장 후보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현재 아프리카 국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응고지 후보가 사무총장이 된다면 아프리카 대륙에서 배출한 첫 WTO 사무총장이 됩니다.

그 때문에 회원국 수가 55개에 달하는 아프리카연합은 지난 15일 응고지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처음에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3명의 후보가 나와 단일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최종 후보가 2명으로 좁혀진 상태에서는 아프리카 출신 후보를 지지하기로 뜻을 모은 것입니다.

이에 더해 일부 카리브해 국가들과 태평양 연안 국가들도 응고지 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응고지 후보 측은 전체 164개 나라 가운데 79개 나라가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WTO 사무총장을 가리기 위한 마지막 절차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28일까지 WTO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선호도 조사'가 진행됩니다. WTO 내 핵심 3개 협의체 수장들이 개별적으로 164개 회원국을 만나 마지막까지 남은 2명의 후보 가운데 누구를 더 선호하는지 일일이 조사하는 것입니다. 이 조사를 바탕으로 최종 후보를 선정하고 WTO 일반 위원회를 열어 '합의'에 의한 방식으로 사무총장을 최종 결정짓습니다. 이 절차는 늦어도 11월 7일까지 이뤄집니다. 한국인 최초의 WTO 사무총장이 탄생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그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