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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2003년 8월 24(일) 밤 9:30~10:10 / KBS1 ■취재 : 김만석 기자 many@kbs.co.kr ■제작 : 보도제작국 보도제작2부 (전화)02-781-4321 (팩스)02-781-4398 (인터넷)http://www.kbs.co.kr/4321 *오프닝멘트: 연금혜택이 줄어드는 반면에 보험료 부담만 늘어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발표됐습니다. 안정된 노후보장을 약속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딴 소리를 하니 가입자들의 불신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용돈이냐 하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만석기자: 정년 퇴직후 지난해 11월부터 매달 30만원 정도의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 62살의 최정길씨, 자식 4명이 모두 출가하고 부부 둘이 살고 있지만 국민연금만으로는 턱 없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며 생활비를 보태고 있습니다 *최장길(62살) "아유 그거 가지곤 살 수가 없죠. 뭐... 살림 하는데 그거 가지고 돈 30만원 가지고 살겠어요? 못살죠." *김만석기자: 매달 4만원씩 꼬박꼬박 내면 노후생활에 문제가 없다고 하던 국민연금 이었기에 실망감을 감출수 없습니다. *최장길(62살): "처음에... 그 시작할 때 뭐... 15년 부으면 100프로 준다 이런 광고가 나왔었다고요. 괜찮구나 그랬더니... 뭐... 겪어보니까 어디 그게 되지 않죠." *김만석기자: 현재 백만명이 조금 넘는 연금 생활자들의 심정도 최씨와 다를게 없습니다. 국민연금 개편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던 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한 목소리로 개편안에 반대했습니다. 가입자들의 부담을 늘리는 반면 혜택을 줄이는 국민연금 개편안을 철회하라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입니다. *오건호(민주노총 정책부장): "국민연금 정부개편안은 재정부담을 모두 가입자에게 전가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안은 저희가 수용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만약에 이 안을 강행처리할 경우 저희들은 대국민 거리 서명전 뿐만 아니라 저희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이용해서 이 법안을 막아낼 것입니다." *김만석기자: 정부가 지난 19일 입법예고한 국민연금 개편안을 보면 오는 2008년까지 연금혜택이 평균소득의 60%에서 50%로 줄어들고, 보험료는 5년마다 올라 2030년에는 15.9%가 됩니다. 이렇게 하지 않을 경우 오는 2036년에 국민연금이 적자로 돌아서고, 2047년에는 적립 된 기금 자체가 바닥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상석(보건복지부 연금보험국장): "우리 사회에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 출산율의 저하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가 연금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할 경우에 우리 후세대는 소득의 3분의 1 정도를 보험료로 부담해야 되는 일단 그런 문제가 발생을 합니다. 그리고 기금도 고갈이 될 것입니다." *김만석기자: 용돈에 불과한 국민연금, 실망한 가입자들은 이미 안정된 노후보장에 대한 믿음을 버렸습니다 *봉급생활자: "처음에 36만원 받는다고 하더니 지금 알아보니까 27만원이라고 하대요. 정부를 믿을 수가 있나요..." *김만석기자: 국민연금이 시행된지 벌써 15년, 그동안 땜질식 처방만 반복돼 왔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연금 혜택을 받을 때가 되면 원금이나마 건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임종권(회사원): "보험료는 많이 내시고 연금액 적게 받아 가십시오. 이런 상황이 다만 5년, 10년 후에 또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보거든요." *김만석기자: 불신과 불만, 걱정의 목소리가 안티사이트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반대 서명운동도 시작됐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국민연금의 장미빛 미래를 선전하면서 가입자 늘리기에 주력해왔습니다. *김용하(순천향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그동안 국민연금공단이나 보건복지부에서는 국민연금을 재테크 수단으로 선전해 왔습니다. 그러다보니까 국민연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양 이렇게 인식하게 됐는데 사실은 국민연금으로부터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이다." *김만석기자: 또한 적게 내고 많이 가져가는 방식을 지속할 경우 연금이 바닥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한데도 불구하고, 듣기 좋은 약속들만 남발됐습니다. *대선후보 TV 토론 (노무현 대통령 후보): "용돈 연금은 안된다..." *김만석기자: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소득은 최저 22만원에서 최고 360만원까지 45등급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한 달 22만원의 소득이란 것도 비현실적이지만 최고소득을 360만원으로 정한 것도 문젭니다. *김형탁(민주노총 부위원장): "지금 소득이 천만이 되든 2천만이 되든 지금 상한선이 360만원이지 않습니까? 실제로 상한선 자체가 없어져야 된다고 봅니다. 상한선 자체가 없어져서 수입보험료가 좀 많아져야 된다고 보고, 그 속에서 계층별로 소득 차이별로 부담이 분배가 되는 그런 제도로..." *김만석기자: 자영업자들의 소득파악이 부실한 것도 직장가입자들의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관리공단이 조사한 것을 보면 지역가입자 583만명 가운데 327만명, 즉 절반 이상이 소득을 줄여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월급쟁이들의 지갑을 털어 자영업자들의 노후를 보장하는 꼴입니다. *김채곤(회사원) "탈퇴시켜 줬으면 좋겠어요. 빨리 탈퇴해서 그 돈으로 개인연금 드는게 낫죠." *김만석기자: 그런가하면 보험료를 내기조차 어려운 서민들에게 국민연금은 세금 이상으로 가혹할 정돕니다. 지난 99년 농협을 퇴직하고 나서 장의사를 하던 정종호씨는 사업이 부진해 신용불량자가 됐습니다. 빚에 쪼들리는 상황에서 3년째 국민연금을 내지 못하자 5년 전에 산 중고 트럭에 압류가 들어왔습니다. *정종호: "저하고 만나 보고 저희 집에 가보고 살림을 보고 생활을 보고 나서 했으면 그런 말도 안하겠어요. 그냥 통지서만 서류상으로 보내고 안냈으니까 압류 붙이고..." *김만석기자: 빚도 갚고 생활비도 벌어야 하는 처지에서 매달 5만원씩의 보험료는 물론 체납된 보험료 150여만원은 정씨에게 큰 부담입니다. *정종호: "5만원이면 저희 애기 한 달 우유값에다가 또 그나마 빚이 있어 가지고 그거 이자도 못내고 있는데 5만원씩 한다면 솔직히 커요." *김만석기자: 이같은 상황에서 보험료 부과 업무에 종사하던 국민연금 공단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이 직원은 유서에서 '오늘도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했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보험료를 조정하겠다는 문서를 만들었다.'고 적었습니다. *이계문(국민연금 노조 정책기획실장): "보험료를 좀 상향조정해 주십사하고 구걸하는 형식으로 해서 보험료를 올리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많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전혀 믿으려 들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 보험료를 다시 깍아 내릴 수 밖에없습니다. 원위치 할 수 밖에 없고..." *김만석기자: 현재 백조원이 넘는 국민연금 기금이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가입자들은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증시부양이다 뭐다해서 국민연금을 쌈짓돈처럼 주물렀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94년부터 지난해까지 입은 이자 손실이 모두 1조 6천억원을 넘습니다. *이계문(국민연금 노조 정책기획 실장): "낮은 이율로써 정부에 강제 예탁하도록 예탁 증서 하나로서 예탁하도록 이렇게 강압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장기간 지속이 돼서 국민연금 기금이 1997년도에는 70%에 육박하는 자금을 정부가 빌려다 썼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의 사용권은 당연히 기금조성 주체인 국민에게 돌아가야 합당할 것입니다. *김만석기자: 국민복지를 위해 시행된 국민연금, 그러나 국가의 혜택을 받아야 할 저소득층은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현재 천만명 정도의 지역가입자들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백여만명이 실직이나 휴직 등으로 납부예외자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최소한 10년 이상 가입해야만 연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이들에게는 국민연금의 혜택이 돌아갈 수 없습니다. *김연명(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연금보험료를 못낸 3분의 1 계층은 비정규직이거나 영세상인이거나 5인 미만 사업장이거나 우리 사회 서민 계층입니다. 그 사람들은 연금을 못 받게 됩니다. 그래서 노후소득을 보장하겠다는 연금제도가 오히려 노인들간의 불평등을 더 강화시키는 이런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지기 때문에 사각지대 해소가 없으면 저는 현행 연금제도가 지속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만석기자: 여기다 현재 65살 이상 노인들도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성호(65살): "우리나라가 이 연금이나 보험제도가 아주 잘못됐어요. 지금 나도 솔직히 자식이 둘 있지만은 자식이 10원 한 장 돈을 안줘요. 10원 한 장 돈을 안줍니다. 10원 한 장 내가 벌어야 먹고 살고 내가 못 벌면 나 오늘 하루아침도 굶었어요." *임진규(70살): "국민연금 우리는 해당이 안되죠. 나이가 먹어 놓으니까 받도 않고, 아무 쓸모없는 인간이 되니깐... 필요한데..." *김용하(순천향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400만에 이르는 65세 이상 노인을 국민연금 혜택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또한 전업주부라든지 저소득층, 실업자 등은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각지대의 존재는 나중에 국민연금을 못받는 사람의 계층이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만석기자(클로징멘트): 국민연금이 시행된지 15년, 더 내고 덜 받는 식의 땜질식 처방은 필요할 때마다 반복돼 왔습니다. 그래서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가입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보다 근본적으로 국민연금을 개혁하라는 질책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