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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넷 언론사가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등록된 것만 무려 만 개에 육박할 정돈데, 문제는 기사 한 줄 안 쓰고도 인터넷 언론사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수익까지 낸 다는데요.

일부 인터넷 언론사의 수상한 생존 방법, 엄진아 기자가 파헤쳐봤습니다.

[리포트]

지자체에 신청서를 접수한 지 10여 일, 인터넷신문 등록증이 나왔습니다.

대행업체에 개설 비용과 월 관리비만 내면 홈페이지가 자동으로 운영됩니다.

신청 3일째.

그럴듯한 홈페이지가 생겼습니다.

저는 기사를 단 한 줄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만든 인터넷 언론사의 홈페이지는 연일 기사로 채워지고 있는데요.

기사창이 2600페이지, (홈페이지를 개설한 지) 단 이틀 만에 기사량은 5만 개가 넘었습니다.

심지어 3년 전 기사도 올라와 있습니다.

한 인터넷 신문사의 홈페이지입니다.

최근 기사를 분석했더니, 직접 쓴 기사는 단 3%에 불과합니다.

어디에 있는지 찾아가봤습니다.

사무실은 텅 비어있고 비닐봉투만 쌓여 있습니다.

대표는 매체 운영의 목적을 '이윤'이라고 말합니다.

[해당 인터넷신문 대표/음성변조 : "이윤을 얻기 위해서 운영되는 업체다 보니까, 법적으로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없는 것 같고."]

이윤의 주요 출처는 지방자치단체 홍보비 등입니다.

일부 인터넷 언론사의 광고 요구는 노골적이고 집요합니다.

언론사를 폐간한 후에 광고비를 받아 내기도 하고 광고 요구를 참다못해 공무원 노조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경우도 있습니다.

[OO언론사 대표/음성변조 : "지금 우리를 보고 일 년에 (광고) 두 번 받아먹으라면 '내 파 삐지'(괴롭히는 기사를 쓰지) 그냥 있겠습니까. 아니 이게 지금 뭐하는 거예요? 사람을 갖고 노는 것도 아니고."]

지자체의 예산으로 집행되는 광고비가 일부 인터넷 언론사의 먹잇감이 되고 있는 겁니다.

[유현재/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이거는 다들 알지만 쉬쉬하는 그런 비즈니즈 모델인데 중요한 건 굉장히 큰 빅픽처로 보면 언론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거예요."]

최근 1년 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언론사에 집행한 광고비는 모두 약 2천8백 억 원.

약 천만 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비용입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