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총체적 불안…경제 부담 가중 _필드 침공 베팅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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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설이 제기돼 온 9월의 첫 날인 1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00원을 돌파하고 주가는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극도의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유가와 고물가로 세계 경제가 시름하고 있는 가운데 7월 경상수지가 한 달만에 적자로 돌아서고 8월 무역수지는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한국 경제에 낀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경제위기설이 과장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금융시장과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환율 장중 1,100원 돌파 원.달러 환율이 이날 장중 1,100원을 뛰어넘으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의 각종 처방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한 달 새 100원 가량 급등하자 9월 위기설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이 지난 달 19일 이후 10거래일간 2조2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 만기 도래분의 국내 시장 이탈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달 28일 1,006.00원을 기점으로 급등세를 보이면서 한 달 새 100원 이상 급등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1,10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이 당국의 방어선으로 인식되고 있는 1,140원 선까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지난 달 무역수지가 7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보이면서 올들어 100억 달러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환율이 급등하면 물가를 상승시켜 가계소비를 위축시킬 뿐아니라 키코와 같은 파생상품에 가입한 수출 중소기업들에 큰 환차손을 안겨준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다음주에 외국인 채권의 만기 집중을 앞두고 시장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며 "1,140원 부근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 주가 추락..1년6개월만에 최저 국내외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주식시장은 1,45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10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34.88포인트(2.36%) 급락한 1,439.39을 기록 중이다. 이는 작년 3월29일 장중 1,432.80까지 추락한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저치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하락한데다 허리케인급으로 격상된 열대성 폭풍 `구스타브'의 북상이 미국 연안의 석유 관련 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제유가 상승 전망으로 이어지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국발 신용경색 우려가 지속되는 만큼 주식시장도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은 미국발 신용경색 위기와 일본과 유럽으로의 경기침체 확산 등 기존 대외 악재에 9월 유동성 대란설과 같은 내부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대내외 위험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먼저 제거돼야한다"고 설명했다. ◇ 유가 불안도 악재 국제 유가가 다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열대성 폭풍 `구스타브'가 미국 멕시코만에서 북상하면서 미 연안의 석유 관련 시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석유업체들이 2005년 카트리나 때 보다 완벽하게 대비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작용하면서 국제 유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로열 더치 셀과 BP 등 메이저 석유업체들이 멕시코만 일대 시추시설 등에서 근로자들을 철수시키고 생산을 잠정적으로 중단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불안감을 반영해 이날 오전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 선물은 지난 주말보다 1달러50센트 오른 배럴당 117.10달러(장외거래)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 유가의 상승은 가뜩이나 높은 국내 물가 상승률을 더 부추기게 된다. 또 정유사의 달러 결제수요를 늘려 외환시장에도 불안 요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구스타브가 미국 본토에 상륙하고 정유시설의 피해가 집계되는 이번주 후반쯤 국제 유가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자권 한국석유공사 해외조사팀장은 "구스타브의 이동경로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비슷하기 때문에 불안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구스타브가 상륙한 뒤 이번주 후반쯤이면 석유시설에 대한 접근이 이뤄지면서 어느 정도 피해 여부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거시경제 지표 `잿빛' 고유가와 외환시장 불안 등의 여파로 거시경제 지표도 잿빛 투성이다. 이날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8월 무역수지 적자는 32억 달러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 품목의 도입단가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급등한 탓이다. 이로써 올해 무역수지 적자 누계도 100달러를 넘어섰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도 동반 악화하고 있다. 6월 깜짝 흑자를 냈던 경상수지는 한 달을 못 버티고 7월 적자로 돌아섰고,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과 채권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자본수지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유출 초과를 보였다. 국내에서 달러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뜻으로, 경상수지와 자본수지의 동반 악화는 가뜩이나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부추겨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6%대 육박해 서민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는 5.9% 급등해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낸 데 이어 통계청이 1일 발표할 8월 물가 역시 6%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7월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도 6개월째 동반 하락할 정도로 성장 동력이 약화됐다. 경제성장률(GDP)은 지난 1분기 5.8%에서 2분기 4.8%로 급락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3.9%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정부, 대응책 고심 정부와 금융당국은 금융.외환시장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시장 불안이 대외 여건의 악화와 이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환율 급등의 원인으로 8월 들어 본격화된 세계적인 달러화 강세,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 경상수지 적자, 여전히 높은 수준인 유가를 꼽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환보유액을 풀어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리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회에서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점도 정부의 강도 높은 외환시장 개입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정치권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적극 개입할 것을 주문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금융시장 위험의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정교화하고 저축은행 등 취약 금융회사에 대한 정밀한 대응책을 세울 것을 주문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가 특별히 더 나쁜 상황도 아닌데 과민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며 "시장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현석원 금융경제실장은 "환율이 단기간에 하락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 만큼 외환보유액을 관리하면서 시장 개입에는 신중을 기해야 하한다"고 말했다. 현 실장은 "기본적으로 환율은 시장에 맡기고 고환율.고금리 상황을 감안해 경기 활성화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