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이사회 의장, ‘직원 억울한 징계’ 발언 논란_일정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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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내분 사태의 주역이었던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이 금융당국의 징계에 불만을 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중웅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금융당국에서) 억울하게 징계 처분을 받은 우리 직원들을 돕지 못했다는 점에서 가슴이 아프다"며 "도의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의 발언은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 문제로 대규모 징계를 내린 금융당국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읽힌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 4월 은행 주 전산기를 기존 IBM에서 유닉스로 교체하기로 결정했으나, 이건호 전 행장의 문제 제기로 관련 보고서의 허위 조작 등이 드러나 금감원이 KB 임직원들에 대해 대규모 징계를 내렸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 사외이사들과 이 전 행장은 의견이 대립하며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김 의장은 "현재의 시급한 과제는 국민은행의 경영 정상화"라며 당장 사퇴할 뜻은 없음을 내비쳤다. 김 의장의 발언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일괄 사퇴도 부족한 판에 징계에 불만을 드러낸 건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B 사태 당시 이 전 행장이 유닉스로의 교체를 주장하는 전산 보고서의 허위 조작을 이사회에 보고하려고 했으나, 사외이사들이 거부해 보고를 못 했다. 이 전 행장은 어쩔 수 없이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했고, KB 사태가 일어나게 됐다. 한 금융권 인사는 "KB 사태의 주역이었던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 모두 물러났는데 사태의 당사자인 사외이사들과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일괄 사퇴해도 부족할 판에 징계 자체를 비판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의 태도는 2010년 신한 사태 당시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태도와 극명하게 대조된다. 당시 사태의 주역이었던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상훈 사장이 물러난 것은 물론 사외이사들도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사외이사 2명만 남겨놓고 나머지 6명 전원이 일괄 사퇴했다. 이날 임기가 만료한 오갑수 국민은행 사외이사는 연임할 뜻이 없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국민은행 사외이사들과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후임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을 계획이어서, 오는 11월 박재환 사외이사의 임기까지 만료되면 국민은행 사외이사의 수는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