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국가 공무원시험 응시자가 처음으로 2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지난 28일 치러진 중국 국가공무원 시험 궈카오(國考) 응시자가 지난해 157만 명보다 35% 급증해 사상 첫 2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최고 경쟁률은 티베트 응가리(阿里) 지역 우정관리국(우체국) 1급 주임으로 무려 2만 대 1로 전해졌습니다.
지역별로는 수도 베이징의 경쟁률이 103 대 1로 가장 높았습니다.
모든 '공시' 응시자는 중국 정치, 국제 관계, 언어 등을 아우르는 필기시험을 치르고, 재무나 공안, 외교직 응시자들은 별도의 전문기술 시험을 치러야 하는 구조라고 현지 매체는 전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치러지는 국가공무원 시험이다 보니 응시자들은 48시간 이내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온 증명서를 제출해야 했습니다.
중국 내 공무원 시험 인기는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인데, 특히 이번의 경우 3만 1천200명 채용에 212만 3천 명이 응시해 경쟁률은 68 대 1을 기록했습니다.
현지 영문 매체들조차 '철밥통(iron rice bowl)'이란 뜻의 단어를 써가며, 직업으로 공무원의 인기가 중국 내에서 꾸준히 상승하는 원인을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입사할 때 연봉에 더 높은 외국계 기업이나 정보통신(IT)업체보다 '공시'에 젊은이들이 몰리는 이유는 크게 2가지.
중국의 성장률 둔화, 청년 실업률 상승이 외신들이 분석하는 '공시족' 급증 원인입니다. 이 밖에도 (국가직) 공무원의 발전 전망이 크다는 점도 '고시 열풍'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고도 성장을 구가하던 5~10년 전만 해도 중국 내 공무원은 안정적이지만 따분하고 낮은 임금의 직업으로 인식됐습니다.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은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유학한 후 귀국해 다국적 기업이나 회계, 컨설팅 업계에 취직하는 것이 한때 인기였다면, 최근에는 이런 '취업 풍속도'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아예 문을 닫거나 경영이 악화한 기업이 많아진 것.
결과적으로 전반적으로 일자리가 줄었고, 결국 국가공무원 응시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 실업률은 4.9%이지만, 16∼24세의 실업률은 그보다 약 3배인 14.2%로 나타났습니다.
리양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 이사장은 중국이 탈(脫)이산화탄소 정책을 펼치면서 노동시장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로 인한 노동시장의 심각한 불균형 때문에 고등교육을 받은 중국의 20∼24세 연령층의 실업률은 올해 20%를 넘는다는 보고서도 NIFD에서 나왔습니다.
아울러 당국의 단속 속에서 대졸자들에게 인기였던 사교육 분야 일자리가 대폭 줄어들고, 빅테크 분야 역시 타격을 입은 것도 청년 실업률을 끌어올렸다고 SCMP 등 현지 언론은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