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권투경기 도중에 권총강도의 총격사건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특히 이 경기는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는 도중이어서 총격사건도 그대로 방송됐습니다.
엄경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엄경철 기자 :
뻗어치고 올려치고 그러다 힘에 부쳐 뒤엉키고 너무 격렬하게 싸우다 보니 글러브 끈이 풀어졌습니다. 잠시 경기가 중단된 사이 눈치 빠른 백인선수 온데간데없고 얼이 빠진 흑인선수 그제야 도망갑니다. 선수도 관중도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구석으로 링 밑으로 파고들기에 바쁩니다.
중계아나운서와 해설자도 책상 밑으로 피신한 채 총격사건을 특종보도하기 시작합니다.
권투중계 아나운서 :
우리는 링 아래 탁자 밑에 있는데 누군가가 총에 맞았습니다. 강도사건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엄경철 기자 :
누군가 총에 맞은 듯 실려 가는 모습도 중계방송 됐습니다. 뒤이어 또다시 총소리가 울립니다. 평소 거들떠보지도 않던 링 밑에 또다시 사람들로 가득 찹니다. 그리고 링 아래에 더는 계속해서 특종보도가 이어집니다.
아나운서 :
엄청난 충격입니다.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엄경철 기자 :
경찰 조사결과 권총강도 4명이 매표원에 총을 쏘고 가지고 있던 현금을 모두 빼앗은 뒤 혼란을 틈타 경기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KBS 뉴스, 엄경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