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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장 내에서 괴롭힘이 벌어졌는데, 신고를 받은 회사가 피해자를 입막음 하려 하고 부당 발령까지 한 곳이 있습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정부 기관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박민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에 다니는 박 모 씨는 2015년 입사 직후부터 상사와 동료로부터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습니다.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며 부모를 빗댄 모욕은 예사였고, 입에 담기 힘든 욕설도 이어졌습니다.

[박 모 씨/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직원 : "(상사가) 결재를 안 해줘요. 물어보면 네가 알아서 찾아 이 XX아. XX충, 벌레 XX, 더듬이는 어디 있느냐?"]

이 상사는 플라스틱 자로 박 씨를 찌르거나 때렸습니다.

참다 못한 박 씨는 2018년 감사실을 찾았는데, 감사실장은 오히려 박 씨를 나무랐습니다.

[김○○/당시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감사실장/음성변조 : "(상사가) 갑질했다고 써! 사람이 말이야, 단어선택을 신중히 잘해야지. 그렇게 마음대로 하다 보면 OOO(해임된 직원)처럼 된다."]

당시 해임된 다른 직원을 들먹이며 오히려 박 씨에게 입조심하라며 협박을 했다는 겁니다.

감사실을 찾은 지 2주 뒤, 박 씨는 세종시에서 강원도 춘천으로 발령났습니다.

[박 모 씨/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직원 :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하고. 아기랑 아내랑 안고 같이 울기도 했고. 자살할까 이런 생각도 했어요. 제 말 들어주는 사람도 없고…."]

박 씨는 올해 초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업무상 재해 일부 승인을 받았고, 가해자들과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도 모두 이겼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여전히 휴직 상태입니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회사를 다니는 가해 직원들을 만나는 게 두렵기 때문입니다.

[박 모 씨/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직원 : "피해자가 숨어야 하고. 아무 조치 해주지 않더라고요. '네가 문제 있는 거 아니냐', '가만히 있으면 되지 왜 난리 치냐?'고…."]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는 KBS 취재가 시작되자 박 씨가 복귀 의사를 밝히면 가해자들과 근무 층을 달리하는 등 분리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민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