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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큰불이 났던 서울 구룡마을의 이재민 60여 명이 숙박업소에서 임시로 머물고 있는데요.

앞으로 지낼 거주지를 어디로 할지를 두고, 지자체와 이재민들이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래된 무허가 판자촌인만큼 재개발 이슈까지 얽혀 있는 상황입니다.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설 연휴 직전 발생한 화재로 폐허처럼 변한 구룡마을.

타버린 살림살이와 집의 잔해는 강추위로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무허가 가건물이었던 만큼 제자리에 집을 다시 짓긴 어렵습니다.

당장 이재민 63명이 지낼 임시 거주지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구룡마을 이재민/음성변조: "여기다가 우리 집 짓고 살 거니까 (갈 데 없어서) 집 지으려고 하고 있는 거예요."]

서울시와 강남구가 정한 방침은 임대 아파트 입주입니다.

구룡마을 주민 5백여 세대가 이미 임대아파트로 이주한 만큼, 이재민들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일부 이재민들은 임대 아파트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구룡마을 이재민/음성변조 : "여기(구룡마을) 와서 정리해야지. 어디로 갈 것인가, 텐트 치고 살아야지 뭐 어떻게 하겠어요?"]

임대료와 관리비까지 포함하면 매달 25만 원가량을 내야 하는데, 시세보다 훨씬 싸긴 하지만 직업 없는 고령의 주민들에겐 버겁다는 겁니다.

나중에 내게 될 수천만 원대 보증금도 부담입니다.

[신명근/구룡마을 이재민 : "임대료 때문에 걱정이 되는 거죠. 노인 양반들은 그런 게 힘들단 말이에요."]

구룡마을 재개발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도 깔려 있습니다.

과거에는 철거민들도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었지만, 투기 논란이 일자 서울시는 2008년부터 임대아파트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방침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은, 구룡마을에서 떠나는걸 계속 거부해왔습니다.

[이태원/구룡마을 주민 : "주민들은 내 집을 하나 갖고 싶다는 소망이죠. 임대아파트는 영원한 임대잖아요."]

서울주택도시공사는 현행 규칙상 이재민들에게는 임대 아파트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며, 이재민들을 계속 설득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일부 이재민들이 화재 현장에 천막을 치고 나서는 등, 갈등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이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