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방송 심의…선정·폭력 난무 _아이폰 게임으로 돈 벌기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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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 구성 지연으로 공백 장기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민간 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출범이 늦어지면서 방송심의가 규제의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방송위원회가 해산된 이후 방송 모니터가 중단되는 등 사실상의 심의 업무가 중단된 틈을 타 케이블TV를 중심으로 폭력적이며 선정적인 프로그램과 편법 광고 등이 난무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총선 때문에 방통심의위원 선임이 늦어지면서 방송심의 행정의 업무 공백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방통심의위 출범 지연 30일 국회와 방송계에 따르면 여야가 다음달 9일께 치러지는 총선 준비에 몰입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 선임이 지연되고 있다. 방통위 심의위원은 총 9명으로 대통령이 3명을, 국회의장이 원내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3명을, 소관 상임위에서 협의해 3명을 추천하도록 돼 있는데, 현재로서는 여야가 총선 준비에 전념하는 바람에 국회의장 추천 몫에 대한 합의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방통심의위가 총선 이후에나 출범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앞서 국회 방송통신특위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통신심의위원으로 백미숙 서울대 교수, 이윤덕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전문위원, 김규칠 불교방송 전 사장 등 3명을 추천한 바 있다. 대통령 몫 추천 인사도 공개되진 않았지만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심의 구멍…선정ㆍ폭력성 위험수위 방송심의를 담당하던 구 방송위원회의 시청자 불만 접수 코너에는 케이블TV를 중심으로 한 선정성과 폭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시청자는 범죄 재연 프로그램에 대해 "잔인한 장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어 모방범죄가 일어날 수도 있다"며 "어떻게 이런 방송이 그대로 나오는지 무섭다"고 우려했다. 일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은 '19세 이상 시청가' 프로그램의 편성 시간대를 청소년이나 아동이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로 은근슬쩍 바꾸는가 하면 소재의 선정적 수위를 높이며 안방을 위협하고 있다. 중간광고 시간 규정을 어기면서 편법 광고 수익으로 배를 불리는 곳도 있다. 그러나 "방통심의위 조직 구성 및 민원업무 담당자 선정 등 후속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민원사항에 대한 접수와 처리가 불가하다"는 답변만이 게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채널 동아는 다음달 1일부터 타로점으로 시청자들의 고민을 실시간으로 상담해주는 프로그램인 '타로 라이브'를 방송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전화나 홈페이지를 통해 고민을 말하면 상담가가 타로점을 본 뒤 즉석에서 고민 상담을 해준다. 그러나 이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2조(비과학적 내용) '방송은 미신 또는 비과학적 생활태도를 조장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규정에 위배될 소지가 다분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1월에 MBC '무한도전'이 출연자의 사주를 풀이하는 내용을 장시간 다루자 방송위는 "내용 전개상 사주풀이가 인생을 예측하는 보편적인 방법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며 '주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채널 동아 관계자는 "타로점보다는 노련한 상담가의 카운슬링에 더 비중을 둘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ETN은 거의 나체인 여성의 몸 위에 초밥을 올려 놓고 진행자들이 시식하는 일명 '알몸초밥'을 방송해 선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구 방송위에서 심의 업무를 맡았던 한 관계자는 "일부 PP들이 방송심의가 사실상 중단된 틈을 타 스캔들 마케팅을 통해 채널 인지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하루빨리 방통심의위를 출범시켜 방송의 마지막 케이트 키핑 역할을 하는 방송심의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해야 하는 것은 정치권의 의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