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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베네수엘라 한 남성이 의족에 의지해 1년 만에 남미 대륙 만 4천km를 종단했습니다.

당시 함께 사고를 당해 다리를 잃은 딸과 어려움에 처한 다른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상파울루 이재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목발을 짚고 눈이 쌓인 도로가를 힘겹게 걸어가는 한 남성, 57살의 베네수엘라인 아란다 씨입니다.

한쪽 다리가 없는 아란다 씨가 베네수엘라를 출발한 건 1년 전, 세상의 끝으로 불리는 남미 최남단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까지 만 4천5백km 종단에 성공했습니다.

[예슬리에 아란다/베네수엘라 : "꿈이 마침내 이뤄지는 순간입니다."]

아란다 씨가 여정을 시작한 것은 자신의 딸과 다른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버스 운전기사였던 아란다 씨가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은 건 2013년.

버스에 함께 타고 있던 23살의 딸은 오른쪽 다리를 잃었고 왼쪽 다리마저 온전하지 않습니다.

[예슬리에 아란다/베네수엘라 : "딸에게 삶의 동기를 주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 여정을 통해 많은 이들이 영감을 얻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극심한 경제난에 아란다 씨가 모은 경비는 3만여 원.

한 의족회사가 알루미늄 의족을 선물했고, 한 신발회사는 베네수엘라 국기 색깔의 운동화를 전달했습니다.

남미를 종단하는 동안 각국 국민들은 잠자리를 내주며 도전을 응원했습니다.

[예슬리에 아란다/베네수엘라 : "세상 끝 우수아이아까지 올 수 있게 도와 주신 모든 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아란다 씨는 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 아내와 네 자녀가 있는 베네수엘라로 돌아갈 계획입니다.

상파울루에서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