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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떡 12줄이 나란히 놓인 국민의힘 중앙당사.

오늘(11일) 있었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3·8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 총출동했습니다.

이미 출사표를 던진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이상 가나다순), 여기에 '대출 탕감' 저출산 대책으로 대통령실과 엇박자 논란이 인 나경원 전 의원 등입니다.

인사회는 당권 주자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당원과 지지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유경준 서울시당위원장도 "제가 지금 어떤 말을 해도 다들 관심이 없을 듯 하다"며 당권 주자들에게 덕담과 함께 건배사를 청했습니다.

적절한 건배사는 분위기를 띄우지만, 부적절하면 정치권의 핵폭풍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오늘 각 후보의 건배사에는 집권 여당 대표가 되기 위한 '나름의 전략'까지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왼쪽)과 윤상현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 김기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하여!"

사회자의 '가나다'순 진행에 따라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김기현 의원이었습니다.

김 의원은 내년 총선 압승을 기원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든든한 빽'이라 언급했습니다.

"작년 대선 때는 우리에게 '빽'이 없었지만 이제는 일을 잘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우리의 '든든한 빽'이 되어서 함께할 우군을 형성해주고 있습니다."

'친윤계'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빽'이라는 표현으로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의원이 제안한 건배사 역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하여!"였습니다.

가장 빨리 당권 도전을 선언했던 김 의원은 건배사를 마친 뒤 행사장을 먼저 떠나며 이어진 나경원 전 의원의 건배사를 지켜보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오른쪽)과 안철수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 나경원 "윤석열 정부의 성공, 절대 화합!"

마이크를 이어받은 나 의원은 최근 당권 레이스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주자입니다. 아직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았음에도 나 전 의원을 향한 환호성은 상당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절대 화합'이란 건배사와 함께 이런 말을 던졌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우리 모두 절대 화합, 절대 단합, 일치 단결해서 내년 총선 승리를 반드시 이루자는 뜻에서 건배사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하여'로 하면 '절대 화합'으로 답해주길 바랍니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성공보다 자기 정치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비윤'을 넘어 '반윤'으로까지 분류되는 만큼 나 전 의원이 이를 의식해 '화합'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나 전 의원의 건배사 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나 전 의원에게 악수를 하며 "잘했어. 잘했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당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시루떡을 자르고 있다. 〈연합뉴스〉
■ 윤상현 "덧셈의 정치로!"

윤상현 의원은 무소속으로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지난해 복당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당으로 돌아와 당권 도전을 선언한 윤 의원은 국민의힘의 고질적이고 병폐적인 DNA 혁파를 강조했습니다.

윤 의원은 이를 뺄셈정치, 이기주의, 이익집단 그리고 군림하는 DNA라고 표현했는데요. 그러면서 당 일각의 '나경원 때리기'를 직접 거론했습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 참 우리 당의 최고의 보배 중의 보배입니다.뺄셈 정치의 DNA가 또 나경원 대표를 향해 발동되고 있습니다. 자중해야 됩니다. 우리는 원팀이어야 합니다."

본인의 이름이 거론되자 나 전 의원은 잠깐 표정이 굳기도 했습니다. 윤 의원은 재차 '원팀'을 강조하며 건배사로 "덧셈의 정치, 원팀!"을 외쳤습니다.

■ 조경태 "토끼, 깡총깡총"…황교안 "'땡, 큐'"

이 밖에 비주류 최연소 5선을 강조하는 조경태 의원은 윤 대통령의 3대 개혁과 함께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건배사에서 '토끼'를 강조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아무리 교육·노동·연금 개혁을 하더라도 정치를 개혁하지 않으면 공염불입니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 대표 시절 경험담을 들어 공천 혁명의 필요성을 제기한 뒤 건배사에서 "지나간 것은 '땡', 이제 다시 출발 '큐'"라며 '땡큐'라고 외쳤습니다.

"저는 정치하면서 공천 관련해 돈 한푼도 안 받으려고 하는데 우리 당도 그렇게 바뀌어야하지 않겠습니까.(중략) 다음 세대 미래를 위해서도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또록 공천혁명을 이뤄야"

■ 안철수 "2030·중도층에 중요한 대표"

마지막 차례는 국회 세마나 참석 차 30분가량 지각한 안철수 의원이었습니다.

안 의원은 "윤석열 정부 개혁의 골든 타임은 내년 총선에서 압도적인 1당이 됐을 때"라며 "10년간 연구한 결과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과 2030을 포용하기 위한 건 당 대표는 자신"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수도권 121석 중 17명만 살아남아서 우리가 지금 이렇게 고생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이기려고 이미 전열을 짜고 있다. 이기기 위해서는 중도층과 2030층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윤상현 의원과 합심해 공을 들이고 있는 '수도권 연대론'을 재차 강조한 것입니다. 안 의원은 다만, 연설 시간이 길어지며 별도의 건배 제의는 하지 않았습니다.

전당대회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두 달 남짓.

공식 후보 등록 전이지만, 앞으로 한 장소에 모이는 예비 당권 주자들의 말 하나, 행동 하나를 살펴보는 것도 이들의 마음속에 든 생각을 엿볼 중요한 힌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