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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속도의 정가(正歌)에는 긴 호흡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바쁜 시대에 정가야말로 진정한 웰빙음악이 아닐까요?" 사랑방에 앉아 글을 읽던 옛 선비들이 불렀다는 정가. 우리나라 고유의 시조를 반주에 맞춰 부르거나 아예 반주 없이 노래한 형태로 가곡, 가사, 시조를 통칭한다. 정가의 매력에 빠져 정가 전공자로는 처음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젊은 가객 이유경(31) 씨는 21일 "정가란 학식있는 사람들의 유행가였다"고 소개했다. 정가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문을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어야 했다. 전승된 12가사 중 '처사가'를 예로 들면 "천생아재(天生我才) 쓸데없어 세상공명(世上功名)을 하직(下直)허고"로 시작된다. 이씨는 국악고등학교, 서울대 음대 국악과 및 대학원에서 정가를 차근차근 공부했다. 지난해 3월부터는 같은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서울 공덕동 연습실에서 만난 이씨는 "음악이 좋아 국악을 접하고 피아노, 바이올린도 배웠는데, 국악고등학교 1학년 때 선배들이 들려주던 정가를 듣고 '바로 이거구나'라고 마음을 굳혔다"고 돌아봤다. 정가는 음 하나하나를 길게 늘려 부르기 때문에 속도가 매우 느리다. 평소 정가를 듣지 않던 사람은 그 뜻을 바로 알아듣기도 어렵다. 하지만 스스로 느리고 낙천적이며 끈기 있는 성격이라고 말하는 이씨와는 찰떡궁합이었다. 이씨는 7월10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12가사 중 명인 임기준을 통해 전승된 4가사 발표회를 갖는다. 4가사 중 '처사가'는 세상의 공명을 버리고 강산을 벗삼아 평화롭게 지낸다는 노래이고 '수양산가'는 중국 영웅호걸의 생애를 통해 인생의 허무함을 노래하며 풍류로 인생을 즐기자는 내용이다. '양양가'는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중국 호북성에 있는 양양에 머물며 술을 찬양한 것이고, '매화가'는 평양의 명기 매화가 연인을 빼앗기고 탄식하는 노래다. 이씨는 이런 내용을 관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공연 안내장에 4가사 원문과 해석을 함께 실었다. 내용을 보고 노래를 들으면 관객이 정가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아무래도 관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씨는 "전통을 지키는 노력을 누가 알아주길 바라서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국악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생각, 선입견 아닐까요? 클래식 음악이나 오페라도 사전 지식이 있으면 친밀하게 와 닿지만 그렇지 않으면 공연장에서 졸기도 하잖아요. 어떤 분야나 마음을 얼마만큼 여느냐, 관심을 어느 정도 갖느냐 그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씨는 "정가는 느리지만 그 속에 박진감이 있다"며 "비트가 느껴져 새로운 느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