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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强)달러 시대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미국 뉴욕시간으로 지난 10일 달러인덱스는 98.618을 기록해 2003년 9월의 10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미국 월가에서는 달러인덱스가 100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일본의 엔, 영국의 파운드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것으로 수치가 높으면 달러화 가치가 그만큼 올라갔다는 의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달러화 강세 지속은 기정사실로 되고 있어 신흥국과 한국은 긴장하고 있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 경제의 기초 체력이 취약한 신흥국이 1차적 영향을 받을 수 있고 한국은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겠지만 신흥국 위기가 확대되면 안심할 수 없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 달러 강세 지속 기정사실 분위기

최근 들어 미국 달러가 급격한 강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실업률은 2월에 전월보다 0.2%포인트 낮은 5.5%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연준이 지난해 12월 경제전망에서 '완전고용 상태'로 간주한 실업률 5.2∼5.5% 범위에 들어가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상 시기를 9월이나 하반기에서 6월로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달러 가치는 더 올라가게 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와 관련해 실업률이 낮지만 고용의 질이 좋지 않고 달러 강세는 실적 부진을 겪는 미국 기업을 더 어렵게 하기 때문에 연준이 인상 시기를 당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연준이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예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의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7% 떨어졌다.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총 1조1천억유로를 투입하는 양적완화를 지난 9일 시작했고 일본도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달러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미국 경기가 일부 살아나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커져 강달러를 만들고 있다"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강달러로 계속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신흥국 금융시장 붕괴 우려

달러 강세는 경제가 취약한 신흥국 금융시장의 붕괴를 촉발할 수 있다. 신흥국 위기가 지속되면 세계 경제도 안심할 수 없다.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IB)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신흥국 비금융기업의 외환차입액은 2008년 7천억달러에서 2014년 2조1천억달러로 늘어났다며 미국 달러화 강세로 이 지역 기업의 신용 취약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 가치가 더 오른다는 것은 신흥국 채무자들의 부채 상환 부담을 더 늘리게 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중장기적으로 신흥국에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아시아 국가의 대외부채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달러가 강세로 가면 부채 더 늘어나 신흥국 금융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급격한 달러 강세는 신흥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줬다.

지난 1997∼1998년 동아시아 외환위기와 러시아 디폴트는 달러가 약세에서 강세로 돌아서면서 발생했고 2013년에는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신흥국에서 자금이 대거 빠지는 사태가 일어났다.

◇ 한국, 걱정할 상황 아니지만 대비 필요

한국 경제는 대외건전성이 양호해 달러 강세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강 달러가 지속되면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1월 말 3천622억달러로 세계 7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현재 단기외채 비중은 27.1%로 전년 말의 26.4%보다 소폭 올라갔지만 여전히 30%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경상수지는 35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연준이 2013년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언급했을 때도 자금이 이탈했던 다른 신흥국과 달리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달러 강세로 신흥국 위기가 심화되면 강달러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고 금융시장도 불안해질 수 있다.

달러 강세가 원화 약세로 이어져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로 엔저가 심화되면 강달러가 반드시 수출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

삼성선물의 전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아직 걱정할 상황은 아니지만, 신흥국이 전체적으로 안 좋아지면 같은 현상을 나타낼 수 있다"면서 "외국인 채권자금 같은 경우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강달러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내리고 거시경제의 건전성을 더 높여야 한다"면서 "외환보유액을 5천억달러 수준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2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천623억7천만달러다.

오 교수는 "위기가 발생하면 차환, 만기연장 등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 "한국에 들어와 있는 주식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 장기 외채 중 만기 도래분,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 여력, 해외 진출 기업의 비거주자차입에 대한 상환 등을 고려하면 외환보유액을 더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 외환당국 "쏠림 현상 없다"

외환당국은 달러화 강세에 따른 원화 움직임이 크게 특이하지 않고 쏠림 현상도 없다면서 시장동향을 신중하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미국 고용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조기 금리 인상 전망이 늘어나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기대가 반영돼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절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달러 강세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원화의 움직임만 특이한 것도 아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보면 원화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절상됐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경제 펀더멘털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어서 특별히 우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 동향은) 신중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