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탐사선 ‘하야부사2’ 지구-화성 사이 소행성 도착…‘생명 흔적’ 찾는다_빙고 영화_krvip
지구와 생명 탄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3년 반 전에 발사된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가 27일(현지시간) 목표 소행성 '류구' 궤도에 안착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14년 12월 가고시마현에서 발사된 탐사선 '하야부사2'가 27일 오전 9시 35분 지구로부터 3억 km 떨어진, 지구와 화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 '류구' 궤도에 안착했으며 기체에 이상은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소행성 류구는 지구에서 화성 쪽으로 약 3억 km 떨어진 곳에 위치했으며 지구와 화성 주변에서 태양을 도는 행성이다. 일본이 2014년 12월 발사한 하야부사2는 그동안 32억 km를 여행한 끝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하야부사2가 24일 촬영해 첫 전송한 사진에 따르면 지름이 약 900m 정도인 '류구'는 남쪽과 북쪽, 극지역과 적도 부분이 사각형 형태로 평평한 다이아몬드 꼴로 생겼다. 또 표면에는 분화구와 바위 같은 것들이 돌출해 있으며 직경 200m 크기의 구덩이도 선명하게 나타났다.
일본 연구진은 이 소행성에 46억 년 전 태양계가 탄생했을 때의 상태가 잘 보존되어 있고 물과 유기물 등 생명체의 흔적도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하야부사2의 가장 큰 임무는 소행성에서 샘플을 채취해 생명의 흔적을 찾는 것이다. 일본 연구팀은 "이번 탐사는 지구가 어떻게 태어나고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이 됐는가 등의 역사를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와타나베 세이치 나고야대학 교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때문에 물이나 유기물이 있을 법한 소행성인 류구(소행성 번호 '1999JU3')가 탐사 대상으로 정해졌다고 밝히고 지구의 생명은 물이나 유기물을 머금고 있는 소행성 등과 충돌해 생긴 것이라는 과학적 가설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채취한 물질에서 물 또는 유기물이 나온다면 생명의 탄생과 관련된 중요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야부사2는 현재 초당 10cm의 아주 느린 속도로 류구에 접근하고 있으며, 앞으로 약 2개월 동안 약 2만m 상공에서 표면 모양과 중력 등을 조사할 계획이고 올 9월~10월 류구 표면에 '마스콧'이란 이름의 탐사선(랜더)을 직접 내려보내 암석 채취를 시도하는 등 1년 반 동안 모두 3차례에 걸쳐 암석 등을 채취할 계획이다.
이번 탐사에서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세 번째 시도할 암석 채취 방법이다. 이 작업은 지름 10여cm의 순동 탄환을 초속 2km의 속도로 소행성에 쏘아 인공 '크레이터'(운석 분화구)를 만드는 것인데 세계 최초의 도전이다. 소행성 표면의 물질은 태양광이나 우주 광선에 의해 변질돼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순수함을 유지하고 있는 소행성 내부의 물질을 채취하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고안해냈다.
하야부사2는 약 1년 반 정도 소행성 주변에 머물면서 다양한 실험과 관측을 하고 내년 말쯤 류구를 벗어나 약 1년 후인 2020년 말쯤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하야부사2는 소행성에서 채취한 물질이 담긴 캡슐만을 지구에 떨어뜨린 뒤 본체는 연료가 다할 때까지 우주 탐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학자들은 하야부사2가 보내온 암석을 이용해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연구를 할 계획이다. 일본 JAXA는 하야부사2가 예정대로 암석 채취 등의 탐사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구로 돌아온다면 태양계 성립과 생명 기원에 대한 연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야부사2는 2010년 6월 기적적인 귀환으로 큰 관심을 받은 하야부사1의 후속 탐사선이다. 2003년 5월 발사됐던 하야부사1는 2005년 소행성 '이토카와'에 도착했지만, 제어장치와 엔진, 통신장치 등에 고장이 겹쳐 우주 미아 신세가 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2010년 이토카와의 미립자 1천500여 개가 담긴 샘플을 지구에 가져다준 바 있다.
한편, 미국항공우주국(NASA)도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를 현재 '베누(Bennu)'라는 소행성에 접근시켜 암석표본 등을 채취할 계획이다. 올 10월부터 탐사활동에 들어가 2023년 이후에 귀환할 예정이다. 오시리스-렉스는 8월 17일 소행성 베누에 도착해 첫 번째 사진을 지구로 보낼 예정이다. 소행성 베누는 지름이 약 500m로 류구 행성의 절반가량의 크기인데 46억 년 전에 태양계가 생길 당시의 유기물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과학계는 보고 있다. 오시리스-렉스는 올 12월에 베누 소행성 근처 궤도에 도착한 뒤 약 2년 반 동안 외부를 관측하고 2020년 7월에는 표면에 접근해 모래와 자갈을 채취할 예정이다.
미·일 연구진은 협정을 체결하고 두 소행성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분석하기 위해 샘플을 교환하는 등 공동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두 탐사선이 무사히 귀환해 지구의 기원, 생명의 비밀을 밝혀 줄 단서를 제공해주길 세계 과학계는 기원하고 있다.